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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닫으면 4만명 굶어 죽고… 北근로자들 분노…

namsarang 2010. 7. 24. 22:23

[Why][강철환의 북한 왓치]

개성공단 닫으면 4만명 굶어 죽고… 北근로자들 분노… 절대 北이 먼저 폐쇄 못해…

 

     ▲ 5월 말 경기 파주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개성공단에서 들어오는 화물차가 게이트
          를 통과하고 있다.
천안함 사태 후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개성공단이 주목받고 있다. 북한이 그곳에서 일하는 우리 근로자들을 인질로 붙잡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북한은 정작 개성공단을 폐쇄하지 않고 협박만 하고 있다. 왜 그럴까.

북한이 당장 필요한 현금과 4만명의 근로자, 향후 북한 경제의 마지막 끈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대남공작부서 출신의 탈북자는 "북한이 개성공단을 만든 건 현금을 챙기고 유사시 대규모 인질확보가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햇볕정책을 수용하는 척했지만 정작 다른 심보였다는 것이다.

개성은 공업시설이 없고 군 시설 때문에 농사도 짓기 힘들다. 개성공단이 문 닫으면 보위부가 선발한 4만명의 핵심 계층이 굶어 죽을 상황이 되는 것이다.

매달 들어오는 약 400만달러의 현금도 거절하기는 쉽지 않은 금액이다. 국가보위부는 개성공단 핵심 인력을 뽑기 위해 기존 개성시민들을 외부로 추방하고 평양 등에서 근로 인력들을 까다롭게 선별해 개성공단에 들여왔다.

문제는 개성공단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 스스로 남한기업에 대한 환상과 고마움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북한이 먼저 개성공단을 폐쇄하면 북측 근로자들이 더 분노하게 돼 있다는 것이다.

한 고위탈북자는 "사상으로 무장된 이들을 개성에 보냈지만 한국기업에 대한 환상이 높아져 보위부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한기업이 60달러를 주는데 정작 자기들 손에게는 2~3달러밖에 안 온다는 것도 이미 알 사람은 다 안다.

그럼에도 평양시 등 핵심계층 근로자들이 서로 개성공단에 가고 싶어하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북한의 대다수의 기업은 가동이 중단돼 월급조차 없지만, 개성공단에서는 월급보다 더 큰 혜택을 남측기업으로부터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남한 기업인들이 북한근로자들과 점심을 함께 먹고 싶어하고 간식이나 지원품을 주고 싶어도 보위부가 가로막는다는 걸 근로자들이 알게 되면서 한국기업에 대한 인식은 좋아지고 오히려 북한정권에 대한 불만은 쌓여가고 있다.

남한 기업인들과 접촉하거나 비공개로 잠깐 만나도 보위부는 그들을 심문하고 문제가 생기면 정치범으로 처리하고 있다. 이미 개성공단 내에서 남측 기업인과 접촉하다가 적발돼 정치범으로 걸린 사람만 수백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출신의 탈북자는 "북한이 먼저 개성공단을 폐쇄하면 근로자들이 더 분노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아무리 남북관계가 악화되어도 개성공단 남측인원을 인질화할 경우 북한정권의 도덕성만 더 부각돼 체제유지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하지만 북한은 만약에 대비해 나진·선봉 경제특구 지역을 개발해 개성공단을 대체할 수 있는 대규모 공단을 준비하고 있다.

한 재중동포는 "최근 나진에 가보니 주민들을 모두 외부로 내쫓거나 임시숙소에 몰아놓고 호텔과 공단 건설을 하고 있더라"고 말했다. 곳곳에 도로를 확장하고 공장부지를 건설하고 있는데 예전보다 외국인들은 더 찾아보기 어렵다고 한다.

북한당국이 중국 등 해외공관을 통해 북한에 대한 투자유치를 권유하고 있지만, 중국인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중국 기업인들 사이에서는 "지금 북한에 투자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는 말이 돌 정도다.

중단된 금강산 관광을 대체하기 위해 벌이는 중국인 관광객 유치도 갈수록 시들해지고 있다. 북한은 중국인들의 북한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6·25전쟁 노병들을 대거 초청하는 등 분위기를 띄우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한 중국인은 "(북한을 여행할 때) 마치 죄인처럼 사진도 못 찍게 하고 통제하는데 어이없다. 북한관광을 누구에게도 권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한 중국 경제인은 "북한이 자기 동족하고도 제대로 못 하는 것을 중국하고 하겠다는데 그것을 믿을 중국인은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