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끝] 지자체 재정파탄 막으려면
쓰레기 수거 등 민간 위탁 경찰업무도 광역단체에 맡겨
존스 OECD 한국 담당관 "헤픈 단체장 낙마케 해야"
지난달 2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인근 인구 8만명의 소도시 레이크우드(Lakewood) 시의회는 올해 흑자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으로 재정파탄에 빠진 다른 지방자치단체들과는 대조적이다. 예컨대 캘리포니아 주정부도 올해 190억달러의 적자 예산을 짰다. 그만큼 부채가 늘어난 것이다.레이크우드시의 성공 비결은 '공무원 숫자 줄이기'였다. 1954년에 세워진 레이크우드시는 공무원 수를 최소화하면서 해마다 5% 안팎의 재정 흑자를 내서 500만달러에 달하는 기금을 만들었다. 올해는 기금 원금 중 30만달러를 헐어 금융위기로 생긴 세수 부족분을 채우기로 했다. 레이크우드는 '공무원 없는 도시'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공무원 숫자를 줄이는 대신 시 업무의 많은 부분을 외부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해왔다.
- ▲ 랜달 존스 OECD 한국·일본 담당관
서정섭 지방행정연구원 지방재정연구실장은 "지방정부가 경쟁 입찰을 통해 공공서비스를 민간에 위탁하면서 비용을 줄인 사례"라고 말했다.
이처럼 선진국의 일부 지자체들은 업무를 과감히 민간에 넘겨 재정 건전성을 유지한다. 또한 지자체가 재정이 나빠져 세금을 많이 걷으면 주민들은 재정상태가 좋은 다른 곳으로 떠나버린다. 이른바 '발로 하는 투표(voting by feet)'를 통해 지자체장의 책임을 묻는 것이다.
- ▲ 흑자내는 소도시 美레이크우드… 공무원 수를 최소화하고 시(市) 업무 중 상당 부분을 민간에 넘겨 매년 흑자를 내온 미국 레이크우드시(市) 청사.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재정 상태는 아직은 다른 나라에 비해 건전한 편이다. 하지만 재정 씀씀이에 가속도가 붙고, 특히 지방정부와 지방공기업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추세여서 외국의 사례를 참고해서 해법을 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작년 말 현재 지방정부의 지방채 잔액은 25조6000억원. 전년보다 32.9% 급증했다. 같은 기간 중앙정부 채무 증가율(16.2%)의 2배가 넘는다. 기초자치단체장까지 선거로 뽑다 보니 선심성 예산 사업이 남발하면서 지방정부가 국가재정을 뿌리째 흔드는 최대 위협 요인으로 등장했다.
우리나라는 현행 제도상 지방정부 파산이 불가능하다. 중앙정부가 항상 교부금을 투입해 지방정부 재정의 빈자리를 메워주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지방정부가 세금을 펑펑 쓰는 도덕적 해이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런 시스템의 결함을 보완하지 않는 한 지방정부발(發) 재정위기 위험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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