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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심공약 남발하는 지방선거制부터 바꾸자"

namsarang 2010. 7. 26. 23:14

[지방정부가 국가재정 거덜낸다]

"선심공약 남발하는 지방선거制부터 바꾸자"

<특별취재팀>

 재정전문가 10명이 말하는 '5大 해법'
1. 지방 '숨은빚'을 밝혀라 2. 단체장 책임 법에 명시
3. 세금 걷은만큼만 쓰게 4. 노력안하면 교부금 삭감 5. 중복투자 없게 광역화

본지는 이번에 '지방정부가 국가재정 거덜낸다'라는 기획 시리즈를 통해 지방정부의 헤픈 씀씀이 현장을 낱낱이 고발했다. 이제 시리즈의 끝편을 통해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재정 전문가 10명에게 다양한 의견을 듣고 5대 처방으로 정리해 보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초자치단체장까지 선거로 뽑으면서 선심성 예산사업을 남발해 지방재정을 멍들게 하고 있다"며 지방재정을 튼튼하게 하려면 지방선거제도부터 개선해야한다고 지적했다.

①지방정부의 숨은 부채부터 밝혀라

작년 말 현재 지방채 잔액은 25조6000억원이지만 2008년 말 현재 지방 공기업의 총부채는 47조3000억원으로 1.8배나 많다. 지자체들이 대규모 택지 개발 공사를 벌이면서 지방 공기업의 빚을 동원했기 때문이다. 지방 공기업이 부실화되면 지자체가 자본금을 메워줘야 하고, 이것은 결국 국가재정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돌아온다. 더욱 우려되는 문제는 지방공기업 부채가 드러난 액수보다 더 많을 수 있다는 점이다. 지방의 '숨은 빚'은 국가재정을 예기치 않은 위기 상황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 안종범 성균관대 교수는 "지방 공기업의 부채 규모는 지자체가 보고한 대로 단순 취합하는 수준이어서 숨어 있는 게 많다"며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지방의 채무를 투명하게 파악하는 작업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영선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장도 "지방 재정도 중앙 정부와 같이 회계기준을 정비하고 정보공개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② 재정 파탄 책임제 도입하라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향후 4년간 예산 대비 채무액 상환 비율이 10%가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자체는 부산·대구·인천 등 3곳이다. 인천은 특히 2000~2009년 채무가 1조8000억원(266%)이나 늘어났다. 당장 재정에 문제가 없더라도 재정 위험이 생길 가능성이 큰 곳들이다.

양준모 연세대 교수는 "현재 지방재정법에는 재정 파탄에 대한 책임을 규명하고 처벌하는 조항이 없다"며 "주민소환제도를 재정 파탄을 일으킨 단체장에 적용하도록 법에 명시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재정 위기에 봉착한 지자체는 자치권을 제약하고 지역민에 부과하는 지방세 세율을 강제로 인상하게 해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걸 확실하게 각인시켜야 한다고 주만수 한양대 교수는 말했다.

③'세입 내 지출' 준칙 강화해야

우리나라 올해 전체 국가 예산 중 실제 사용액은 중앙정부 43.7%, 지자체 42.8%, 지방교육청 13.5%로 중앙정부보다는 지방정부 사용액이 많다. 반면에 중앙정부는 국회나 감사원에서 상시 감시를 하지만 지방정부는 상대적으로 지방의회의 감시 강도가 약하다. 때문에 지방재정법 등에 '지출은 세입 내에서 한다'는 등의 재정 준칙을 강화하고 이걸 지키지 못하는 단체장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형수 조세연구원 재정분석센터장은 "지방 교부금에 페이고(Pay-go) 원칙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페이고 원칙은 새 사업을 벌이려면 그만큼 다른 사업 예산을 줄여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제도를 말한다.

④재정 악화시킨 지자체에 교부금 줄이라

현재 우리나라는 중앙정부가 지자체의 부족한 재정을 교부금·보조금 등으로 보전해 주고 있다. 따라서 지자체가 스스로 예산사업을 남발하면 교부금이 많아지고, 지자체가 스스로 노력해서 수입을 확보하면 교부금은 줄어드는 모순이 있다.

양준모 교수는 "재정이 건전할수록 교부금을 많이 주는 식으로 유인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황재연 한림성심대학 교수는 "국세 중 일부를 지방화해서 지방세의 비중을 연차적으로 높여가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⑤ 지자체 시설 광역화하라

기초자치단체들이 너도나도 체육관·공연센터·문화센터 등을 중복해서 만들면서 재정이 낭비되고 있다. 구본진 기획재정부 재정업무관리관(차관보)은 "인근 여러 지자체의 유사하거나 중복된 시설 건설 프로젝트는 통합해서 '규모의 경제'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진권 아주대 교수는 "재정이 취약한 몇 개 시·군을 통합하는 등 지방 정부의 권역을 확대하는 것도 지방정부의 낭비를 줄이고 재정을 튼튼하게 만드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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