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목일기

천안함 대충 넘기면 6자회담 성과도 기대 못해

namsarang 2010. 8. 3. 23:33

[사설]

천안함 대충 넘기면 6자회담 성과도 기대 못해

 

미국 국무부 로버트 아인혼 북한·이란 제재 조정관은 2일 "북한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제재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인혼 조정관은 한국 정부 관계자에게 북한의 무기 수·출입, 밀수·위폐(僞幣) 유통, 사치품 수입 등과 관련된 금융 거래를 막는 새 행정명령을 발동하고,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1874호와 미국의 기존 행정명령 13382호 적용을 강화하는 대북 제재 방안을 설명했다.

아인혼 조정관은 "(북의 해외 돈줄을 죄는) 이번 조치가 (북 권력층에게)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의무를 이행하고 더 이상의 추가도발을 하지 않아야겠다는 강한 동기를 부여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북한이 김일성·김정일 일가(一家)의 3대 권력 세습을 준비 중이고, 여기에 필요한 군·당·관료 집단의 충성심을 끌어내기 위한 '통치자금'의 수요가 다른 어느 때보다 커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국이 북한의 해외 돈줄을 죄면 북한이 북핵 6자회담에 응할 것이고, 천안함 공격 같은 도발 행위도 접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는 듯하다.

이런 미국의 대북 제재가 성공하느냐의 여부는 중국에 달려있다. 북한의 주요 금융 거래는 중국을 통해 이뤄지고 있고, 북한이 도발에 나서지 못하도록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나라가 중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은 천안함 폭침 사태에서 일방적으로 북한을 두둔했고, 한·미 합동 군사훈련에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의 이런 태도를 바꾸지 못하는 한 대북 제재가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 과거의 예를 보면 북한 역시 자신들을 향한 외부 압박이 커지면 일단 더 큰 도발로 맞서는 경우가 많았다. 북한 노동신문은 2일 "전면 전쟁이든 핵전쟁이든 우리는 모든 것에 준비돼 있다"고 했고, 이미 '새로운 방식의 핵실험'까지 공언했다.

미국의 이번 대북 제재 명분은 북의 천안함 도발 책임을 묻기 위해서다. 미국한테는 북을 압박해 6자회담으로 다시 끌어내야겠다는 목표도 그에 못지않게 긴요하다. 한국 입장에선 천안함 사태를 분명히 매듭지어 다시는 북한이 천안함 같은 도발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더 긴급하다. 이와 함께 대북 제재가 북에 또 다른 도발의 빌미를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우리 군(軍)의 역량을 강화하고 북의 추가 도발이 있을 경우 한·미가 자동적으로 응징에 나설 것이라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을 6자회담으로 다시 불러들여야 하지만 북의 천안함 공격 책임을 묻는 일을 통과의례처럼 넘긴다면 북에 또 한 번 잘못된 메시지를 주게 되고 6자회담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오늘의 사설]

[사설] 정부와 도지사·교육감, 국민에게 고통 떠넘기지 말라
[사설] 경제 일으키려 비지땀 흘리고 고단하기만 한 노년층

'사목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님! 치킨은 이제 그만  (0) 2010.08.19
주님! 핵폭탄이 필요합니다"  (0) 2010.08.16
문화사목은 청년도 춤추게 한다  (0) 2010.08.02
하느님이 정말 계신가요?  (0) 2010.07.22
사탕의 추억  (0) 2010.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