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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자동차

namsarang 2010. 8. 14. 19:09

[만물상]

인도 자동차

 

인도는 소형차 천국이다. 작년에 인도에서 판매된 140만대의 승용차 가운데 소형차가 80% 가깝다. 소형차 중에서도 차체가 높은 차가 더 잘 팔린다. 머리에 터번을 쓴 운전자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현대자동차 인도 공장엔 다른 공장에 없는 경적기 내구성 테스트 과정이 따로 있다. 도로 사정과 교통질서가 좋지 않아 운전자들이 한 손을 경적기에 올려놓다시피 하고서 운전하기 때문이다.

▶인도 자동차산업의 역사는 194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간다. 한국보다 10년 이상 앞선다. 그러나 인도 자동차산업은 오랫동안 세계의 변방에 머물러 있었다. 인도 정부는 자국 산업을 보호한다며 외국차 수입은 물론 외국 선진기술과 자본 도입까지 막아왔다. 1980년대까지 인도에서 승용차를 사려면 5~10년을 기다려야 했다. 경쟁이 없다 보니 자동차회사들은 1950년대 영국 모델을 들여와 수십년 그대로 생산하는 식으로 기술개발 투자를 하지 않았다.

▶인도 정부가 1983년 일본 스즈키와 합작해 '마루티스즈키'를 세우고 1993년 승용차 생산허가제를 폐지한 뒤부터 인도 자동차산업은 급성장했다. 그러나 아직 기술력은 국제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 인도 국내시장도 마루티스즈키와 현대자동차, 혼다, GM, 포드 같은 외국계 회사들에 거의 내줬다. 타타자동차와 마힌드라 등 인도 토종기업의 작년 시장점유율은 20%도 안 된다.

▶그렇다고 인도 자동차의 잠재력까지 무시해선 곤란하다. 타타자동차는 2008년 영국 자동차 명가 재규어와 랜드로버를 인수, 세계 자동차업계를 놀라게 했다. 문어발식 경영을 하는 인도 재벌의 자금력을 무기로 선진국 업체를 사들여 단숨에 기술 격차를 뛰어넘겠다는 전략이다. 타타는 250만원대 세계 최저가 자동차 '나노'를 내놓으며 내수시장에서 현대차를 위협하고 있다.

▶엊그제는 마힌드라가 쌍용자동차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1945년 설립된 마힌드라는 지프와 농업용 트랙터를 주로 생산하던 회사다. 1995년 포드, 2005년 르노와 합작회사를 만들어 SUV와 승용차 시장에 진출했다. 마힌드라가 쌍용차 인수에 나선 것은 작년에 상용차 미국 수출을 추진하다 기술력이 달려 중단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세계 자동차산업의 메이저리그에 올라서려는 인도 자동차업계의 외국기업 사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