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용 합동조사단 단장 (前 KAIST 총장)
"버지니아대 이승헌교수, 천안함 폭발 재현않고 다른 실험하고선 정부 발표 반박"
"정부 발표를 못 믿는 분들이 있지만 천안함 사건은 고등학생 수준의 상식으로 차근차근 관련 자료를 살펴보면 진실이 뭔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윤덕용(70)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장(전 KAIST 총장)은 24일 교육과학기술부 출입 과학기자단이 매달 개최하는 '과학아카데미'에 초청된 자리에서 여전히 정부 발표를 불신하는 일부 여론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했다.
정부는 지난 5월 20일 조사결과 발표 때, 천안함과 어뢰 프로펠러 양쪽 모두에서 비결정 구조의 알루미늄 산화물이 나왔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알루미늄으로 폭발 실험을 해 봤더니 그 결과 생성된 산화물은 결정 구조였다"며 알루미늄산화물을 근거로 천안함이 폭침됐다고 한 정부 발표의 신빙성을 공격해왔다.
윤 단장은 이에 대해 "이 교수님이 천안함 폭침 때와는 다른 조건에서 실험을 해놓고 정부 발표를 반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단장은 "어뢰가 터지면 주위의 찬물로 인해 알루미늄산화물이 급랭(急冷)한다"며 "이때는 비결정 구조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윤 단장은 "이 교수님은 알루미늄 산화물을 급랭시키지 않았기에 당연히 결정 구조를 얻은 것"이라고 말했다.
- ▲ 인양한 천안함의 아랫부분을 촬영한 사진. 외부 충격으로 천안함의 동체가
- 안쪽으로 눌려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천안함이 내부 폭발이 아닌 외부
- 폭발로 침몰했다는 결정적 증거가 된다. /국방부 제공
윤 단장은 "이 교수님도 전문가이기 때문에 이제는 자신의 실수를 알았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윤 단장은 또 이 교수 등이 프로펠러의 '1번' 글씨가 타지 않은 점을 지적한 데 대해서도 "과학적으로는 논쟁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명백하다"고 말했다. 1번 글씨 논란에 대해서는 KAIST 기계공학과 송태호 교수가 연구를 통해 "어뢰가 폭발하면서 1번 글씨가 지워질 정도의 열이 글씨 주변에 전달되지 못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윤 단장도 이날 "송 교수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윤 단장은 "어뢰 폭발로 생긴 에너지가 1번 글씨가 쓰인 부위의 온도를 높여 글씨를 지우는 데 사용되려면 정작 천안함을 침몰시킬만한 에너지는 없어진다"고 말했다.
윤 단장은 "정부가 프로펠러를 수거하지 못해놓고 적당한 시기에 맞춰 가짜 프로펠러를 '찾았다'고 발표했다"는 음모론에 대해 "쌍끌이 어선 선원이 10명이 넘었고 이 중 서너명은 중국인이었다"고 말했다. 윤 단장은 "이들의 입을 다 막는 게 가능한가"라고 반문했다.
음파탐지기로 찾지 못한 프로펠러를 쌍끌이 어선으로 찾은 경위에 대해 윤 단장은 "공군이 사고 전투기 잔해를 건질 때 쌍끌이 어선을 주로 사용했는데 거의 동체 복원이 가능할 정도로 수거율이 높았다고 조사단에 설명했다"고 말했다.
윤 단장은 "천안함에서 사용했던 PC 본체 등 선내에서 사용된 많은 물건을 찾는 데 성공한 것도 쌍끌이 어선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윤 단장은 미국 MIT에서 물리학 학사, 하버드대에서 재료공학 박사를 취득했다. 1995~98년 KAIST 총장을 지냈고 현재 미국세라믹학회(American Ceramic Society)의 석학회원(Fellow)이기도 하다.
●천안함 의혹 제기자들에 대한 윤덕용 단장의 반박
▲“폭발 실험을 해보니 알루미늄 산화물은 정부 발표와 달리 결정체가 검출됐다.”(이승헌 버지니아대 교수)
↔ 윤덕용 단장 “어뢰 폭발 당시 바닷속이어서 알루미늄 산화물은 급랭했다. 이 교수는 알루미늄 산화물을 급랭시키지 않았기에 비결정 구조를 얻을 수 없었던 것이다.”
▲“정부가 찾지도 않은 프로펠러를 해저에서 건졌다고 거짓말했다.”
↔ 윤덕용 단장 “쌍끌이 어선에는 10명이 넘는 선원이 있었고 이들 중엔 중국인 선원도 서너명 있었다. 어떻게 이들의 입까지 막을 수 있나.”
▲“음파 탐지기로도 못 찾은 프로펠러를 쌍끌이 어선으로 찾았다는 건 믿기 힘들다.”
↔ 윤덕용 단장 “공군도 쌍끌이 어선으로 추락한 전투기 잔해를 건져낸 적 있다. 쌍끌이 어선으로 프로펠러뿐 아니라 천안함에 사용됐던 PC 본체를 비롯한 많은 부품, 장치들을 건져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