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상담

(67) 편한 임종을 맞으려면?

namsarang 2010. 9. 2. 22:37

[아 !어쩌나?]

 

(67) 편한 임종을 맞으려면?




 Q1. 편한 임종을 맞으려면?
 며칠 전 아는 분이 임종을 맞았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재산이 많은데도 개인적으로는 불행한 삶을 살았습니다. 사랑하는 남편을 잃고 그다음 해에는 딸을 잃고, 또 키우던 강아지도 죽고…. 그때마다 얼마나 우셨는지 늘 눈이 짓무른 상태였고,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자신을 두고 떠난 사람들을 그리워하다가 원망하다가 해서 사람들 마음을 많이 아프게 했습니다.
 
 임종 때도 마음에 맺힌 것이 많았는지 이를 악물고 "이렇게 죽을 수는 없다"고 소리치시면서 눈을 치뜨고 돌아가셔서 주위 사람들 마음을 많이 아프게 했습니다. 저는 그분처럼 힘든 임종을 맞고 싶지는 않습니다. 마음 편하게 주님 곁으로 가려면 어떤 삶을 살아야 하나요?

 
 
A. 우리는 보통 어떻게 사는가에 마음을 두고 삽니다. 돈은 얼마나 벌며 어떤 집에 사느냐는 등 얼마나 잘 사는가 하는 것에 많은 신경을 쓰고 살아갑니다. 만약 당신이 죽을 때 어떤 모습으로 죽을지 생각해보라고 하면 '재수 없다', '불길하다'는 등 손사래를 치면서 들으려고조차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문제가 '어떤 모습으로 죽을 것인가'하는 것입니다. 왜냐면,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어떤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해 깊은 숙고를 하도록 하기 때문입니다. 어쨌건 좋은 모습으로 임종을 맞기 위해 우리가 평소에 준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내 마음 안의 맺힌 것들을 떠나보내는 훈련 즉, '애도하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왜 애도훈련을 해야 할까요? 마음 안에 맺힌 것들을 떠나보내는 것이 사람 마음을 덜 아프게 하고 자유롭게 하고, 홀가분하게 세상을 떠나게 하기 때문입니다.
 
 애도훈련을 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가끔 상실한 것들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늘 마음 아파하고 아까워하는 마음으로 사는 분들을 봅니다. 그분들은 흘러가는 시간의 물살에 맞서 과거 기억의 끈을 잡고 놓치지 않으려 발버둥치는 삶을 살고 있기에 마음 안의 상처가 잊히지도 치유되지도 않아 평생 마음고생을 합니다.
 
 그리고 편안한 임종을 맞지 못하고 한 맺힌 임종을 맞게 됩니다. 그래서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절망감과 상실감, 분노 등의 감정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잃어버린 것들을 애도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애도훈련을 하면 얻게 되는 첫 번째 것은 '깨달음'입니다.
 
 애도훈련을 하게 되면 감정의 격랑에 자신의 영혼이 휩쓸려 내려가는 것을 피할 수 있고, 잃어버린 것들의 실체를 분명하게 볼 수 있으며, 우리가 그것들을 잃어버린 이유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영성심리학에서는 애도란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과 이해를 얻는 과정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심리적 성숙'입니다. 애도는 슬픔이자 고통이며 떠나보내는 상실감을 동반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애도를 통해 새로운 것을 만나게 되고,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길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애도는 '시간을 초월한 다리'라고도 하는데, 사람은 크고 작은 수많은 애도 과정을 통해 비로소 심리적 성숙함과 심리적 어른이 된다고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한 번은 죽어야 하고 또 죽음을 맞이할 때는 아무것도 갖고 갈 수 없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홀가분한 임종을 맞기 위해 평소에 떠나보내는 애도훈련을 많이 해야 할 것입니다.
 
 
Q2. 사이비 종교에 빠진 사람들
 제가 아는 분이 사이비종교에 빠졌습니다. 이분이 나가는 곳은 그 목회자가 종말 날짜를 예언했는데, 그 날짜가 틀린 데다 자기가 신도들 재산을 처분하는 범죄를 저질러 감옥살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분은 아직도 열성적으로 전교하고 있습니다. 대학도 나온 분인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요? 아무리 설득해도 안 됩니다. 어쩌면 좋을까요?

 
 
A. 사이비종교 신도들의 행동은 심리학 용어로 '인지부조화의 오류'라고 합니다.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Leon Festinger)의 이론에 의하면 사람은 합리성을 추구하다가 비합리성에 빠지는 일들이 잦습니다. 이를 일컬어 '인지부조화 현상'이라 하는데, 예를 들어 한 번 어떤 사람을 좋아하면 잘못이 드러나도 지지를 철회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유는 우선 자기 판단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 것이고, 두 번째는 차라리 자신의 잘못된 믿음을 선택하는 편이 현실을 인정하는 데서 오는 고통보다 낫기에 잘못된 신념조차 계속해 고수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기 종교지도자가 잘못된 예언을 한 것이 들통 나도 그 종교를 버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예전보다 더 열성적으로 자기 종교에 충성하고 심지어 전교활동까지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분들은 설득 대상이 될 수 없고 오직 하느님의 힘으로 잘못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기도해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홍성남 신부(서울 가좌동본당 주임) cafe.daum.net/withdob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