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씀의 향기 ]
제 십자가를 지고 가는 삶의 의미
직장경찰사목전담
김준동 마르띠노 신부
우리 인간은 좋은 것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존재들입니다. 사랑이 좋은 것이기에 그 사랑을 얻기 위해 기다리고 배려하는 것이고, 믿음이 소중한 것이기에 서로의 신뢰를 쌓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고, 나눔이 좋은 것이기에 나의 것을 내어 놓는 것입니다. 인간의 선택은 늘 그렇게 좋은 것을 향해 있습니다. 그러나 누구나 얻고자 하는 좋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누구나 얻는 것은 아닙니다.
왜 일까요? 그것을 얻는 길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도 더 가져야 하는데, 내가 왜 다른 이에게 양보해야 합니까? 나도 잘났는데, 왜 내가 다른 사람을 위해서 희생해야 합니까? 나만 잘 살면 되지 다른 사람이야 잘 살던 못살던 내가 무슨 상관입니까? 그냥 되는대로 살지 왜 그런 험난한 길을 일부러 선택할 필요가 있습니까?” 수없이 많은 의문이 나를 붙잡고, 당장의 이익이 나를 갈등하게 하고, 더 좋은 것을 얻기 위해 노력하려는 내 의지를 꺾어 놓는 수많은 유혹이 나를 붙잡고 매달립니다. 그런 유혹에 빠져버린다면 우리에게 좋은 것은 절대 주어지지 않습니다. 좋은 것을 얻고자 한다면 그것을 얻기 위한 끊임없는 선택과 결단과 항구한 용기가 우리에게는 너무나 필요합니다. 그래서 오늘 예수님은 우리에게 “누구든지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내 뒤를 따라오지 않는 사
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라는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다.
자신의 십자가... 실상 다른 이의 십자가보다 더 무거운 것도 아닌데, 우리는 자신의 십자가만을 버거워합니다. 자신의 십자가가 남들보다 더 무겁다고 투정을 합니다. 자신을 위해서 지고 있는 십자가란 사실을 잊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타인을 향한 나의 어떤 노력과 선택은 타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한 일이란 것을 망각하는 것입니다. 다른 이에게 양보를 하는 것도, 다른 이를 위해서 희생하는 것도, 다른 이를 위해서 내 것을 나누는 것도, 결국은 자기 자신을 위한 일인 것입니다.
이제는 잊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제 십자가를 지는 것은 보다 나은 자신의 삶을 위한 선택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 삶의 향기 ]
우리 집 고양이 토토와 토리
맹주형 아우구스티노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교육기획실장
우리 집에는 고양이 두 마리가 삽니다. 수고양이 ‘토토’ 암고양이 ‘토리’입니다. 토토와 토리는 부녀지간입니다. 아이들이 워낙 동물을 좋아해 3년 전부터 토토를 키우기 시작했고, 토리는 지난 해 같이 일하는 골롬바 네 암고양이 ‘키티’와 시집장가 보내 태어난 새끼 가운데 한 마리입니다.
그런데 고양이를 두 마리나 키우다 보니 이런 저런 문제가 많습니다. 우선 털이 장난이 아닙니다. 두 마리 모두 털이 긴 고양이여서 하루만 지나도 털이 수북이 쌓입니다. 두 놈이 내놓는 배설물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고양이는 개보다 배변을 잘 가리지만 두 마리 고양이가 내놓는 양과 그 냄새가 온 집안에 배일 지경입니다. 무엇보다도 아내의 불만은 두 고양이에게 들어가는 사료, 모래 값인데 한 달이면 제법 목돈이 되는지라 아내는 한 마리만 키우자고 말하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가 지방 출장을 다녀왔는데 토토가 없어졌습니다. 아내는 제가 없을 때 좋은 분께 분양 보냈다고 하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달랐습니다. 분양을 보내려면 다 큰 수컷 고양이보다 새끼 고양이를 보내야 더 사랑 받을 것 같았습니다. 저는 그런 아내의 판단에 화가 났고 덕분에 부부싸움까지 하게 되었죠. 물론 지금 토토도 잘 지낸다하고 토리도 혼자 잘 지냅니다. 이 일을 겪으며 우리 가족 모두 배운 점은 생명을 선택했다면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개와 고양이 모두 사람들이 선택하지만 끝까지 함께 하는 일은 드문 것 같습니다.
지난 2000년 캐나다의 한 농장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곳에서 놀란 것이 바로 ‘동물 복지(animal welfare)’였습니다. 사람들에게 고기로 공급되는 소, 닭에게 까지 쾌적한 공간과 관련 복지를 마련해주고 있었습니다. 또 도시를 떠나 땅에 뿌리내리고 사는 귀감을 보여준 ‘조화로운 삶’의 저자 ‘니어링 부부’는 일
찌감치 이 같은 어려움을 깨달아 버몬트 시골에서 살아가며 인간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동물은 키우지 않기로 원칙으로 정했습니다. 늘어가는 유기동물과 빈번한 동물학대까지 일어나는 오늘날, 벗인 동물들을 위해 우리가 생각해야 할 좋은 본보기입니다.
[ 윤종식 신부님의 신앙돋보기 ]
순교자 (Martyr) - 신앙의 증거자
생명을 바치면서 신앙의 진리를 증거한 신앙인을 ‘순교자’라고 한다. 성서에 나오는 첫 순교자는 스테파노(사도 7,54-60)부제이며, 묵시록에서 “하느님의 말씀과 자기들이 한 증언 때문에 살해된 이들의 영혼”(묵시 6,9)이라고 기억하고 있다. 이러한 성서의 언급을 통해 2세기 초반부터 교회는 순교자들에 대해
기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순교자는 그리스도인의 씨앗이다”라는 테르툴리아노의 말처럼 놀라운 신앙의 증거자인 순교자들 덕분에 그리스도교 신앙은 널리 퍼질 수 있었고, 오늘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
[이 주간의 말씀과 생활]
너희 가운데 누구든지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루카14,33)
두 마리 염소 앞에 풀이 놓여 있습니다. 서로의 앞에 놓여있는 풀을 먹기 위해 한참 안간힘을 쓰다가, 두 마리 염소는 서로 귀를 맞대고 무언가를 주고받은 후 함께 나란히 풀이 놓여 있는 곳에 갑니다. 한쪽의 풀을 맛있게 먹은 후 반대쪽에 놓여 있는 풀도 사이좋게 먹습니다. 주님을 따르는 길 역시 예화 속 염소의 모습과 비슷하지 않을까합니다. 주님을 따른다고 말은 많이 하지만, 주님만을 바라보며 주님의 종으로 살아가겠다는 고백을 하면서도 자신이 원하는 것만을 찾으려고 합니다.
<생 활 실 천>
예수님의 자녀로서 주님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고, 그 중에서 우리가 내려놓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봅시다.
[함께하는 세상]
생태적 쇼핑법
1992년 캐나다에서 시작된 ‘아무 것도 사지 않는 날’이 있는데요. 11월 26일이 그날 이랍니다. 우리의 소비생활과 환경에 대해 생각해보는 날이지요. 쇼핑할 때 한번만 생각해 보세요. 튼튼한 제품인지 살펴 오래오래 고쳐가면서 정들도록 쓰는거죠. 꼭 필요한 것만 삽니다. 충동구매로 미리 사서 짐만 늘이거나 유행이 지나 못쓰게 되는 일을 없앨 수 있답니다.
그리고 단순하게 포장된 것을 고르는 것, 아예 포장이 없거나 간단한 포장으로된 물건을 구입하면 아까운 자원이 쓰레기로 나가는 일을 줄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동하는데 드는 에너지와 비용, 시간, 포장을 줄일 수 있는 가까운 동네가게에서 사는 것, 도시에서 생태적으로 사는 친환경습관입니다
[ 생활의 비타민 ]
당신과 나 사이의 거리
당신이 슬플 때
눈물 살짝 닦아 줄만한 거리면 좋겠다.
당신이 기쁠 때
밝고 고운 노랫소리 들릴만한 거리면 좋겠다.
당신이 아플 때
당신의 침상 옆에서 간절한 기도 드릴만한 거리면 좋겠다.
당신이 외로울 때
붉은코 피에로 재롱부릴 만한 거리면 좋겠다.
당신이 두리번거리며 날 찾을 때
가만히 고개 끄덕이며 환한 미소로 답할 수 있는 거리면 좋겠다.
그냥 내가 보이는 그곳에 당신이 머물렀으면 좋겠다.
그래서 당신의 숨소리라도 바람 타고 내게 전해 왔으면 좋겠다.
그 바람 사이로 보고 싶다는 메아리가 잔잔히 들려 왔으면 좋겠다. - 하원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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