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주보

연중 제26주일, 순교자 성월 -2010년 9월 26일(다해)

namsarang 2010. 9. 26. 15:10

 

 

[말씀의 향기]

 

"라자로라는 가난한 이가 종기투성이 몸으로 누워있었다.”(루카 16,20)

맹주형 아우구스티노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교육·기획실장)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부자와 라자로의 비유’를 통해 현세의 재물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가르치십니다. 재물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해서 하느님 나라를 보장받는 것이 아니라, 가진 것을 가난한 이들과 함께 나눌 때에 비로소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비유는 부가 하느님의 축복이고 가난은 하느님의 징벌이라는 유대인들의 전통적 사고방식을 정면으로 거부합니다. 부자의 많은 재산은 그것을 가난한 이들과 함께 나눌 때 비로소 하느님의 축복이 되는 것입니다.


부자가 율법서와 예언서들의 가르침대로 가난한 이들을 돌보고 그들에게 자비를 베풀었다면 아브라함의 품안에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살아생전 라자로의 불행을 못 본 척하였기에 지옥에 있게 되었습니다. 부자는 자신을 위한 부를 축적할 줄 만 알았지, 부를 이웃과 나누는 방법은 찾지 못했습니다.


오늘날도 부자와 가난한 이(라자로) 사이에 뛰어넘을 수 없을 만큼 높은 장벽이 존재한다고들 말합니다. 하지만 복음은 부자와 가난한 이 사이의 높은 장벽을 허물 수 있다고 말합니다. 길은 매우 단순합니다. 예수님께서 모든 것을 우리에게 기꺼이 내어주신 것처럼, 우리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요즈음 우리 사회는 소위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들을 합니다. 각 종 언론 매체들은 ‘부와 권력과 명성을 지닌 지도자들이 사회에 대한 더 큰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요구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저는 그리스도인인 우리들도 이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들 모두도 기꺼이 ‘사랑의 의무’를 실천함으로, 모두가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이번 한 주간 혹시 자신 주변에 있는 라자로들을 잊고 살아가지는 않은지 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삶의 향기]

 

광화문 연가

금곡 성당
이재화 안셀모 신부

 

노래방을 자주 가지는 않지만 가을이 되면 떠오르는 노래 한곡 있습니다. “이제 모두 세월 따라 흔적도 없이 변하였지만...언젠가는 우리 모두 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 언덕 밑 정동 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눈 덮인 조그만 교회당...”


가사 내용은 겨울이고, 5월의 지난 추억을 그리워하는 노래지만 저는 왠지 가을이면 더 많이 생각납니다. 그리고 매주 금요일, 그 길을 흥얼거리며 걷습니다. 사랑과 낭만에 대한 추억보다 이젠 ‘생명의 강’을 생각하며 걸어갑니다.


덕수궁 돌담길 끝, 정동 수도원이 있고 수도원 성당에서 금요일마다 미사를 봉헌한지도 한 달 가까이 되어 갑니다. 애써 알리지 않았지만 금요일 저녁 7시면 사람들이 모입니다. 아는 얼굴도 있고 모르는 얼굴도 있습니다. 교복 입은 학생도 있고, 농민도 있고, 회사원도 있습니다.

 

서로가 잘 모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강을 사랑하고 그 강을 위해 기도하러 온다는 사실입니다. 소박한 미사가 끝나면 사람들은 다시 삼삼오오 돌담길을 따라 걸어갑니다. 덕수궁 대한문 앞에는 생명의 강을 걱정하는 불교, 원불교, 개신교 신자들과 시민들이 모입니다. 그리고 작은 촛불이 하나 둘 켜집니다.


일주일 동안의 피로에 한잔 술과 따뜻한 집이 그리울 진데, 그렇게 모여 서로 부대끼며 촛불 들고 노래하며 기도합니다. “구비 구비 강은 흘러야 한다.”고. 그리고 10월 4일(월) 4대종단의 성직자분들이 시청 앞 광장에 모이기로 했답니다. 정치적 집회가 아니라 다만 종교인의 양심으로 이렇게 죽어가는 강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함께 모여 밤 새워 단식하며 기도한다고 합니다.


그렇게라도 하면 종교인들의 간절한 뜻이 하늘에 가 닿아 4대강 사업을 추진하는 굳은 마음들이 조금은 변화되지 않을까, 생명과 평화의 가치로 우리 사회가 변화되지 않을까 하는 간절한 바람으로. 올 가을 저는 덕수궁 돌담길에서 새로운 연가(戀歌)를 부를 겁니다. 강과 뭇 생명과의 연가(戀歌)를.

 

 

 

[윤종식 신부님의 신앙돋보기]

 

대천사들(Archangelus) - 하느님의 심부름을 하는 영적존재

 

‘천사’라는 말은 하느님의 심부름을 하는 영적 존재들을 지칭한다. 구약에서는 하느님과 인간 사이를 중재하는 존재로서 하느님의 심부름꾼으로 파견되어(창세 16,7; 19,1-22 민수 22,22-35) 사람을 보호하거나(창세 24,7 시편91,11) 사람을 처벌한다(2사무 24,16, 시편 78,49). 현재 대천사라고 부르는 미카엘(다니 10,13; 12,1), 가브리엘(다니 8,16; 9,21), 라파엘(토비 3,17; 5,4)이 나타난다. 대 그레고리오 교황은 대천사들의 소임을 그들의 이름으로 풀었다. 미카엘은 ‘누가 하느님 같은가?’라는 뜻으로 교만으로 뭉친 악마와 투쟁하는 소임이고, 가브리엘은 ‘하느님의 권세’라는 뜻이며 하느님의 뜻을 전하는 소임이며, 라파엘은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치유’라는 뜻으로 치유의 직무를 수행한다.

 

 

 

[이 주간의 말씀과 생활]

 

얘야, 너는 살아 있는 동안에
좋은 것들을 받았고 라자로는 나쁜 것들을 받았음을 기억하여라.
그래서 그는 이제 여기에서 위로를 받고 너는 고초를 겪는 것이다.(루카 16, 25)

 

나는 당신이 되고 당신은 그대가 되는 아름다운 세상이면 참 좋겠습니다.


숨기고 덮어야 하는 부끄러움 하나 없는 그런 맑은 세상, 사람과 사람사이 닫힌 문 없으면 좋겠습니다.


혹여 마음의 문을 달더라도 넝쿨 장이 휘돌아 올라가는 꽃 문을 만들어서 누구나가 그 향기를 맡을 수 있게 하고 싶습니다.


모두가 귀한 사랑을 받고 살아야 하기에, 서로를 이해하고 감싸주고 도란거리며 사는 세상이면 좋겠습니다.


가졌다고 교만하지 말고 못 가졌다고 주눅 들지 않는 다 같이 행복한 세상이면 좋겠습니다.


내 마음 열면 하늘 열리고 내 마음 열면 그대 마음 닿아 함께 행복해지는 따스한 촛불 같은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

 

<생활실천>

◆ 한 가지 모습만 보인다고 그것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잠시 한발 물러서서, 때로는 모든 것들을 놓아봅시다. 그러한 과정 뒤에는 소중한 깨달음이 있으니까요.

 

 

[함께하는 세상]

 

가공식품 고를땐 식품첨가물을 확인하세요

 

우리 식생활에 가공식품의 이용 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식품첨가물로 인한 건강상의 위해가 자주 제기되어 소비자의 우려도 높아지는데요. 최근에도 햄, 소시지에 사용되는 발색제 아질산나트륨의 과다사용문제, 인공색소의 안전성문제, 때론 발암성물질도 발견되곤 합니다. 식품 첨가물은 식품의 조리, 기공 또는 제조과정에서 식품의 상품적, 영양 및 위생적 가치를 향상시킬 목적, 즉 식욕증진, 영양강화, 품질개량, 보존 등의 목적으로 첨가되는 물질을 말합니다.

2006년 9월부터 식품의약안전청은 소비자들의 끊임없는 요청에 따라 식품표시 완전표시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가공식품, 피할 수 없다면 식품표시를 꼼꼼히 읽어보세요. 건강에 이롭지 않은 식품첨가물을 피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현명한 소비가 건강한 기업을, 건강한 식품을 만들어 갑니다.

 

생태계 파괴를 담보로 하는 경제 성장은 무의미 합니다. -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