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묵상·고행 속에서 주님 찾아
1177~1267. 이탈리아 오시모 출생. 실베스테르회 설립. 수도원장. 성 실베스테르 고졸리니는 이탈리아 오시모에서 귀족 가문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어려서부터 신앙심이 깊었던 그는 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싶어했습니다. 하지만 성인의 아버지는 아들이 판사나 변호사로 성공해 부와 명예를 누리며 살기를 원했습니다. 아버지 뜻을 거스를 수 없었던 성인은 법대에 진학했습니다. 하지만 신학을 공부하고 싶은 열망을 도저히 억누를 수가 없었습니다. 선택의 기로에서 괴로워했던 그는 매일 기도하며 하느님 뜻이 무엇인지 알려달라고 청했습니다. 그는 결국 법학을 포기하고 신학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성인의 아버지는 이 사실을 알고 크게 화를 내며 성인을 10년간 만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성인은 신학 공부를 마치고 주교를 보좌하는 일을 맡았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과 달리 신자들을 돌보는데 소홀한 주교 모습에 크게 실망하고 은수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인적이 드문 외딴 지역에서 살며 기도와 묵상의 삶을 살았습니다. 흙바닥에서 잠을 잤고 하루에 한 끼밖에 먹지 않는 고행을 실천했습니다. 몇 년이 지나자 세속의 삶에 질린 젊은이들이 그를 찾아왔고 그의 주변에서 그와 똑같은 생활을 하며 지냈습니다. 성인은 1231년 자신을 찾아온 이들을 위해 수도원을 세우고 성 베네딕도회 규율을 따르는 수도회 '실베스테르회'를 설립했습니다. 실베스테르회는 성 베네딕도회보다 더 엄격한 규율로 명성을 쌓았습니다. 실베스테르회는 1247년 교황 이노센트 4세에게 인준을 받았고 이후 성인이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이탈리아 전역에 11개의 수도공동체가 설립됐습니다. 실베스테르회는 현재 이탈리아와 스리랑카, 호주 등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성인은 1598년 교황 클레멘스 8세에 의해 시성됐습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