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 가 을
- 이문구 -
사닥다리 치워놓은 함석지붕에
단풍잎보다 고운 곶감 채반 하나
반짝이는 장독 뚜껑에 나눠놓은
밤자고 붉어버린 대추 두어 되
축담 위에 늘어놓고 잊어버린
낮달처럼 바랜 호박 오가리
가랑잎 조용한 섬돌 밑에
시들어 외로운 꽈리 한 송이
바람 잔 뜨락에 고추 한 멍석
곁들인 맷방석엔 도토리 가득
식구들은 새참 챙겨 밭걷이 가고
우체부가 찾다 말고 되돌아가는
늦가을에 양지바른 외딴 집 하나
'시 >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스크랩] 귀하고 귀한 사랑입니다 (0) | 2010.12.31 |
|---|---|
| [스크랩] 소중한 사랑으로 자리 했기에 (0) | 2010.12.16 |
| [스크랩] (낭송시) 별 헤는 밤 - 윤동주 (0) | 2010.11.30 |
| [스크랩] 겨울로 가는 길 / 행복의나래 ＜유채자작1방＞ (0) | 2010.11.22 |
| [스크랩] 내 사랑 아름다운 그대 (0) | 2010.1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