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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족 향해 ‘핵전쟁’ 협박하는 김정일 집단

namsarang 2010. 12. 19. 15:19
[동아일보 사설]

2010년 12월 18일 토요일 

                      동족 향해 ‘핵전쟁’ 협박하는 김정일 집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운영하는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어제 “조선반도는 전쟁이 언제 일어나느냐 하는 기로에 서있다”면서 “조선반도에서 전쟁이 터지면 그것은 핵전쟁으로 번지게 될 것이며 조선반도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남측 동족을 향해 끔찍한 핵전쟁 협박을 하려면 ‘우리민족끼리’라는 이름부터 걷어치울 일이다.

그동안 북한은 ‘핵전쟁 준비가 됐다’ ‘핵전쟁의 불구름’ 같은 말로 위협을 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구체적으로 핵전쟁 도발 가능성을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공갈일 수도 있지만 북한이 실제 사용을 염두에 두고 핵개발을 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핵무기는 1945년 미국이 일본을 상대로 사용한 이후 단 한번도 실전()에 동원되지 않았다. 세계 각국이 핵무기의 잔혹성을 절감하고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전쟁 위협은 남한만이 아니라 인류 전체를 향한 도전이다.

북한은 대화에 참여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핵전쟁 협박카드를 꺼냈다. 북한 김정일은 9일 다이빙궈 중국 국무위원을 만나 6자회담에 대해 의견교환을 했다.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를 타진하기 위해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도 초청했다. 북한이 핵개발과 대남 무력공격의 잘못을 진정으로 인정하고 해결책을 찾으려는 뜻이 있다면 핵전쟁 협박으로 스스로 만든 대화 국면에 찬물을 끼얹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의 대화 시늉에 다시 속아서는 안 된다.

북한은 다이 국무위원이 방북했을 때 한미일 3국이 제시한 6자회담 재개 조건 5개를 모두 거부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중국은 미-중 대화에서 6자 수석대표 긴급협의 제안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제라도 각성해야 한다. 중국이 북한의 핵개발을 계속 못 본 체하면 동아시아에서 핵개발 도미노 현상이 촉발돼 중국의 안보에도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다.

북한은 어제도 “연평도 인근에서 사격훈련 강행 시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연평도 사태처럼 또 당하는 일이 있어선 결코 안 된다. 포격이 됐든 국지전이 됐든 저들이 또 공격한다면 철저하게 응징해 다시는 도발할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김정일 집단이 도발의 강도를 높이다 핵무기까지 동원하는 최악의 사태를 차단할 수 있다. 북한이 핵무기를 실제로 사용하는 단계까지 개발하지 못하도록 하는 근본대책은 김정일-김정은 세습 정권의 교체 말고는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