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수 신부(광주대교구 장흥본당 주임)
너희는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이 모든 말을 명심하여 들어라. 그렇게 하는 것이 주 너희 하느님의 눈에 드는 좋은 일과 옳은 일을 하는 것이므로, 그래야 너희와 너희 자손들이 영원토록 잘될 것이다(신명 12,28).
지친 여행 중에 여관에 들어온 나를 누군가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다. 담쪽을 보았다. 세 어린이였다. 나는 개의치 않고 하던 일을 계속 했다. 그들은 여전히 나를 보고 있었다. 세수도 못하고 여행에 지쳐 더러운 나는 그들과 같은 모습이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이 지역 사람들은 내가 낯선 모양이다. 그들의 눈이 이야기하고 있었다. 나는 분명 사람들 중심에 있는 존재가 아니다. 그럼에도 항상 중심인 것으로 생각하며 살아온 나를 여기서 발견한다. 그들에게도 그들 자신은 중심이 아니다. 천주님이다. 천주님을 중심으로 살면 모두가 만날 수 있을텐데, 서로 자신을 중심으로 살기에 서로 다른 모습으로 살아간다. '눈'에는 삶이 들어있다. 나는 그들의 눈을 본다. 그들 눈에서 천주님을 본다. 천주님이 나를 보는 눈이 아닐까. -세네갈 여행 중에서-
정경수 신부(광주대교구 장흥본당 주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