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억
雪花 윤경숙
있었다
스쳐 지나간 시간들이 거기에 있었다
공허했던 마음을 풀어헤치고 너울지던 그 공간에
삶의 흔적 같은 우리의 추억이 있었다
그곳에 아우성이 있었고
눈물과 웃음이, 가난한 우리의 삶이 언제나
남겨져 맴돌고 있었다
모두가 돌아가고 없는 공간에 홀로 남겨진
빈 벤치에 눈이 쌓이면
침묵과 추억은 홀로 남아 그 시간을 삼킨다
눈발에 날려 허공으로 사라지는 추억도
빈 벤치에 남아 았던 아주 미세한 온기도 떠나면
그리워 허공에 헛손질을 해 보지만
이미 떠난 추억은
아쉽게도 그 어디에도 없었다
추억은 추억 속에더 또다시
다른 추억을 잉태하기 위하여 추억으로 사라져 가고
고요만이 가득히 침묵으로 남아 있었다
또 다른
새로운 시간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