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화 윤경숙님의 시

텅 빈 충만

namsarang 2011. 3. 24. 22:16

 

 

 

텅 빈 충만

 

                                                                                                                                 설화 윤경숙

 

 

빈 공간은

정갈하고 무한한 가능성을 말해준다

 

구름 없는 빈 하늘이

더 없이 편안해 보이듯

빈 잔이라야 술을 따를 수 있고

빈 가슴이라야

사랑을 담을 수 있다

 

비어있다는 것은 빈약하다는 것도

가난하다는 것도 아니다

강제로 빼앗기고 박탈당하는 부딪침이 아니고

스스로 비우고 버리는 것은

성숙하고 너그러운 아름다움이다

 

살아가면서 느끼게 되는 빈 마음이 좋다는 것

그것은 깨끗하고 순수하다는 것이며

채워지지 않은 욕심으로 가득해서 사는 게

한 없이 고달픈 것은 슬픈 일이다

 

텅 빈 마음은

인생의 수고를 벗는다는 것이며

그 빈 마음이라면 그대와 나

갈등의 어둠을 뚫고 우리가 되는 것이다

 

텅 빈 충만

그것은 삶의 완성이다

' > 설화 윤경숙님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 1  (0) 2011.04.03
추 억  (0) 2011.04.02
별(설화 윤경숙)  (0) 2011.03.23
반란  (0) 2011.03.19
흘러가는 것  (0) 2011.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