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

진달래꽃 - 김소월 [金素月, 1902.8.6~1934.12.24]

namsarang 2011. 4. 24. 23:41

 

     

  진달래꽃

                                              김소월(金素月:1902∼1934)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1925년에 간행된 김소월의 시집 《진달래꽃》에 수록되어 있다. 이별의 슬픔을 인종()으로 극복하여, 전통적인 정한()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김소월 시의 정수()로, 우리 민족의 고유한 정서와 리듬을 잘 나타내고 있다.

수미상관의 4연 12행으로 이루어졌고 7·5조의 음수율과 3음보 민요조의 전통적 리듬을 지니고 있다. 즉, 간결하고 소박한 가락과, 친근감을 느낄 수 있는 구화체()를 활용한 대중적 리듬, 그리고 이별·그리움·체념 등으로 대표되는 민중적 주제의식을 담고 있다. 제1연에서는 체념을 통한 이별의 정한을 나타낸다. 제2연에서는 임을 위한 축복을 말한다. 제3연에서는 희생적인 사랑을 표현한다. 제4연에서는 이별의 정한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드러낸다.

이별의 정한, 즉 나를 버리고 떠나가는 임에 대한 슬픈 정서를 소박하고 진솔한 정감으로 표현하였다. 예를 들어 떠나가는 임을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겠다는 체념과, '나 보기가 역겨워' 떠나가는 임이지만 진달래꽃을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는 사랑, 그리고 임의 '가시는 걸음 걸음'이 꽃을 '사뿐히 즈려 밟'을 때 이별의 슬픔을 축복으로 승화시키는 비애, 또한 그 아픔을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는 인고() 등에 잘 나타나 있다.

이 시는 전통적 소재인 진달래꽃에 심상이 드러난다. 이 진달래꽃은 애()와 한()을 미적 정서로 승화시키기 위하여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기서 진달래꽃은 시적 자아의 강렬한 사랑이고, 떠나가는 임에 대한 원망과 슬픔이며, 임에게 자신을 헌신하려는 순종의 상징이다. 진달래꽃을 통하여 사랑하는 임과의 이별의 상황을 제시하고, 임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을 반어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떠나가는 임을 위해 꽃을 뿌리는 행위는 시적 자아의 임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을 나타낸다.

김소월의 대표작이며 한국 서정시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이는 민족적인 한의 정서와 민요조의 전통적 운율이 정교하게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형태적·소재적 측면에서 전통적 시가를 현대시로 계승하였다는 데에도 의의가 있다. 1920년대 낭만주의 시의 특성을 지니면서도, 백조파의 병적인 비애와 탄식을 극복하였다.

일반적으로 우리 민족의 정서를 대변하는 시라고 평가된다. 민족적 정서란, 잦은 외침()과 국내적인 혼란으로 인하여 시련을 겪는 과정에서 형성된 우리 민족의 정한()을 의미한다. 이 시에는 임과 이별하는 상황에서 그 슬픔을 인내하는 마음이 절실하게 형상화되어 있다. 이러한 정서는《공무도하가()》《가시리》《서경별곡(西)》《아리랑》으로 계승되어, 우리 전통 시가의 한 맥을 이룬다. 


 

[출처] 진달래꽃 | 네이버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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