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이겁니다.
미사 중 사제가 하느님께 복을 청하는 것은 '강복'일까, '축복'일까? 신자가 미사 전 죄를 뉘우치고 사제를 통해 하느님께 죄를 고백하는 것은 '고해성사'일까, '고백성사'일까?
주교회의가 2000년 대희년을 맞아 올바른 교회 용어를 알리고자 「천주교 용어집」을 발간한 지 10년이 지났다. 하지만 아직도 교회 내에서는 잘못된 용어가 많이 쓰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교회 용어를 제대로 알고 제대로 사용하는 것 또한 신자로서 의무가 아닐까. 틀리기 쉬운 교회 용어를 바로 잡는 '그건 이겁니다'를 신설한다. ▨'강복'과 '축복'
사제 서품식이 끝나고 새 사제 앞에 길게 늘어선 신자들의 행렬. 뙤약볕 아래지만 '갓 서품을 받은 따끈따끈한 새 사제의 영빨(?)이 끝내준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그 줄은 끝이 안보인다.
시간이 흐르면서 새 사제 얼굴에서는 땀이 비오듯 쏟아지지만 길게 늘어선 행렬은 쉽사리 줄어들지 않는다. 끊임없이 신자들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를 청하는 모습이 경건하다. 그렇다면 사제가 신자를 향해 정성스럽게 손을 내어 기도하는 것은 '강복(降福)'과 '축복(祝福)'중 어느 것일까?
답은 축복이다. 하느님께 복을 비는 것은 '축복', 하느님께서 내려주시는 복은 '강복'이다. 따라서 사제는 축복하고 하느님은 강복하신다는 표현이 맞다. 다시 말해 사제가 하는 것은 강복이 아니라 축복이다.
백영민 기자 heelen@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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