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낭암 전이돼 고통받는 홍인숙씨

namsarang 2011. 5. 8. 15:11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낭암 전이돼 고통받는 홍인숙씨


개봉동 '천사 아줌마' 일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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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구로구 개봉동의 허름한 다세대 가구에 9년째 세들어 사는 홍인숙(가명, 54)씨는 7년 전 하늘로 떠나보낸 큰아들 이야기를 하다가 눈물을 쏟았다. 홍씨 큰아들은 태어난 지 3개월 만에 뇌수술을 받았고, 13개월 때 재수술도 받았다. 스물세 살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평생을 뇌성마비 장애인으로 누워 지내야 했던 아들을 떠올리자 참았던 눈물이 터져 나왔다.
 
 "큰아들 생각만 하면 가슴 한구석이 미어져요. 잘 자라준 작은아들한테도 미안하고요. 큰애가 장애가 있다 보니 대소변 받아내고 돌보느라 (작은아들은) 어렸을 때부터 잘 안아주지도 못했어요. 그래서 더 미안해요."
 
 자식 얘기에 눈물을 흘리는 홍씨. 하지만 그는 지금 아들 걱정을 할 때가 아니다. 평소 잔병치레 없이 건강했던 그는 2009년 잦은 피로감에 시달리다 근처 종합병원을 찾았다. 담낭암이라는 충격적 결과가 나왔을 때 하늘이 노랗게 보였다.
 
 술만 마시면 폭력을 일삼던 남편과 10여 년 전 헤어진 뒤 우유배달과 식당 종업원 등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억척스럽게 살면서 가정을 꾸려온 그였기에 암이라는 검사결과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다.
 
 "눈물밖에 안 나더라고요. 담낭암이 전이돼 간 일부와 췌장, 십이지장까지 모두 5가지 장기를 절제했습니다. 항암제를 20번이나 투여했어요. 지금도 2주에 한 번씩 병원에서 항암제를 투여받고 있습니다. 머리카락이 다 빠졌었는데 이젠 내성이 생겼는지 다시 나더라고요."
 
 개봉동 일대에서 '천사 아줌마'로 불리는 홍씨는 동네에서 모르는 이가 없다. 9년 전부터 친딸처럼 돌봐온 한 결손가정 자매가 지금은 고등학생과 중학생으로 자랐다. 자매는 지금도 홍씨를 "엄마"라고 부르며 따른다. 큰아들이 살아 있을 때는 아들 앞으로 나오는 장애인수당도 "더 어려운 장애인 이웃에게 주라"며 거절했다. 자신은 어떻게든 일을 해서 살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하지만 홍씨는 지금 가진 게 없다. 지금까지 번 돈은 모두 수술비로 썼다. 기초생활수급권자로 월 40만 원 정도를 받고 있지만 이 중 30만 원이 월세다. 보다 못한 이웃들이 쌀과 김치를 보내오고 하루 한 번은 들러 안부를 묻는다. 하지만 한 번 갈 때마다 병원비가 몇만 원씩 들고, 독한 항암제 후유증 때문에 병원에 다녀오면 일주일을 몸져누워 지내야 한다.
 
 작은아들은 직장을 구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가뜩이나 힘든 취업난에 쉽사리 취업을 못하자 "도움도 못 되는데 어머니에게 부담이 되고 싶지 않다"며 집을 나가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생활하고 있다.
 
 지인 소개로 홍씨 사연을 알게 된 서울 삼성동본당 빈첸시오회 임만택(제노) 부회장은 "홍씨는 장애를 가진 아들과 어려운 아이들을 돌보면서도 늘 밝고 긍정적으로 살아온 분"이라며 "평화신문 독자들이 홍씨에게 삶의 희망이 돼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