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고생한 당신만 낫는다면…"
알코올중독 치료 중 남편 최씨, 부인 간호하느라 일 못해 부인 치료비 감당 못해 언어장애 아들 치료 꿈도 못 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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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업실패로 알코올 중독자가 된 최영식씨가 뇌종양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아내의 얼굴을 보듬고 있다. | 대구시 경북대병원 중환자실.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강이경(헬레나, 41)씨는 남편 최영식(44)씨가 볼을 쓰다듬어도 눈만 깜박일 뿐 반응이 없다. 알코올 중독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남편은 힘없이 고개를 떨군다. '미안해, 여보….' 2년 전 갑상선암 수술을 받고 류머티즘 관절염을 앓고 있던 아내 강씨는 지난 3월 아이들과 운동장에서 놀다가 갑자기 쓰러졌다. 남편은 쓰러진 아내를 업고 허겁지겁 병원으로 달려갔고, 아내는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 수술을 받은 아내는 상태가 악화돼 의식을 잃은 채 중환자실로 이송됐다. 싱크대 공장을 운영하며 생계를 이어온 남편은 4년 전 사업에 실패한 후 알코올 중독자가 돼 입퇴원을 반복하며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 우울증과 당뇨를 함께 앓고 있다. 남편은 사업에 실패한 후 자살을 시도했다. 수면제 60알을 한입에 털어 넣은 것. 그러나 의식을 되찾고 병원에서 깨어난 그는 위 세척을 한 후 곧장 퇴원했다. 하지만 다음날 새벽 그는 다시 술잔을 입에 댔다. 술에 취해 집에 돌아오면 아내에게 고함을 지르고 폭력을 휘둘렀다. 그러던 중 아내의 뇌종양 진단은 그의 정신이 번쩍 들게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여섯 살 된 막내아들은 최근 언어발달장애 판정을 받았다. 지금까지 들어간 아내의 수술비와 치료비는 1000만 원이 넘는다. 앞으로 방사선 치료와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어떻게 돈을 마련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하다. 4년 전부터 기초생활수급비 80여만 원을 받고 있지만 다섯 식구 생활비에 전세자금 대출 이자와 전기ㆍ수도세를 내고 나면 수중에 남는 돈은 아이들 간식비도 안 된다. 막내아들의 언어치료는 꿈도 못 꾸는 상황이다. 그는 건설 일용직으로라도 병원비를 벌고 싶지만 아내를 간호할 사람이 없어 꼼짝도 못하고 있다. 아이 세 명은 집에서 방치되다시피 지내고 있다. 그나마 중학생인 큰딸이 초등학생 동생들을 돌본다. 밤마다 중환자실 앞 의자에서 쪽잠을 자는 남편 최씨는 "알코올 중독으로 폐쇄병동에 입원해 있는 동안 아내가 무릎수술을 받고 움직일 수 없어 큰딸이 아내의 대소변도 받아내는 등 어린 아이들을 고생시켰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대구대교구 제3대리구 사회복지사 김정은(마리안나)씨는 "수술비와 치료비가 눈덩이로 불어나 있고, 앞으로 다섯 식구가 살아갈 날이 걱정된다"며 평화신문 독자들의 도움을 요청했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성금계좌(예금주: 평화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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