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대전에 살며 허리 디스크 앓는 김종근씨와 지적 장애 아들 두홍씨 사연

namsarang 2011. 4. 20. 22:33

[사랑이피어나는곳에]

 

대전에 살며 허리 디스크 앓는 김종근씨와 지적 장애 아들 두홍씨 사연


"제가 죽으면 아들 좀 보살펴 주세요"... 막노동하다 허리 다쳐 두 차례 수술했지만 누워 지내... 돈 벌지 못해 복지관 지원 쌀 도시락 등에 겨우 의지
▲ 아버지 김종근(왼쪽)씨가 아들 두홍씨 지적 장애 3급 진단서를 사회복지사 이채숙씨에게 내보이며 허리 수술만이라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청하고 있다.


   철거를 앞둔 육칠십 년대식 낡은 집들이 잇따른 대전 동구 신흥동 170번지 일대. 충남중 뒤쪽 언덕 주택가에 김종근(66)ㆍ두홍(24)씨 부자의 보금자리가 있다. 새롭게 흥한다는 동네 이름과 달리, 곧바로 재개발을 해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 낡은 주택 사이에 있는 허름한 전셋집이다. 출입구 겸 부엌과 방 한 칸, 낡은 냉장고와 TV, 이불 몇 채와 책 몇 권이 전부인 비좁은 삶터다.

 막노동에 인생을 바친, 이젠 다 해진 몸 하나 건사할 곳 없이 의족 하나가 고작인 아버지 김씨는 다 낡은 캐시미어 이불과 얇은 요만 깔아놓은 채 누워 있다. 젊어서 막노동으로 몸을 혹사한 탓인지, 허리디스크 증세가 심각하다.

 인근 정형외과에서 두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통증만 다소 완화시키는데 그쳤다. 병원에선 척추뼈가 무너져 내린다고 하는데 수술비가 없어 인공뼈를 삽입해 척추를 바로잡지 못했다.

 그 뒤론 다리에 힘이 없어져 걸을 때면 다리가 질질 끌린다. 허리 수술에 200만 원, 보조기 마련에 30만 원, 복대 마련에도 15만 원…. 끝도 없이 돈은 들어가지만, 제대로 된 수술을 하지 못해 만날 그 모양이다.

 운신을 하기가 어려워 버스를 탈 수조차 없다. 겨우 지하철만 타고 다니는데 그마저도 급정거를 하면 주저앉아 버리기 일쑤다. 지체장애 5급 판정을 받았다.

 2000년 초까지만 해도 막노동으로 대전, 용인 등지에서 벽돌쌓기나 농장관리를 하면서 왕성하게 살 던 때가 꿈만 같다. 1997년 사랑하던 아내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2001년 용인에서 고향인 대전으로 돌아온 후 몸이 예전같지 않아 일손을 놓을 수 밖에 없었다.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으니 더이상 돈을 벌지 못하고, 주민센터나 사회복지기관에서 나오는 쌀과 반찬, 도시락 등에 의지해 산다.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의료급여 1종 대상자다.

 외아들 두홍씨는 지적장애 3급이다. 인근 사회복지시설 도움으로 두홍씨는 대전교구가 운영하는 정신건강센터 '햇살 한줌'에 다니며 비닐하우스에서 쓰이는 플라스틱 핀꽂이 제작과 세차 아르바이트를 한다.

 하루에 버는 수입은 4000원 안팎으로, 교통비 2000원과 점심값 1500원을 내고나면 남는 게 거의 없다. 조금씩 모으는 돈은 두홍씨 약물치료비로 쓰인다. 그나마 시설에서 음악감상과 독서, 운동, 레크리에이션, 율동 치유 등을 받을 수 있어 다행이다.

 "내가 죽으면 아들을 보살펴 달라"며 달려오는 김씨와 인연으로 이들 부자를 돌봐온 사회복지사 이채숙(루치아, 대전시 동구청 가정복지과)씨는 "일용직 노동자로 평생을 살아온 김종근씨가 의족 없이는 걷지도 못하고 집에만 누워 있는 게 너무 안타깝다"며 "허리 수술만이라도 받을 수 있도록 평화신문 독자들이 사랑으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오세택 기자 / sebastiano@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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