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찾으면 빈첸시오 활동 다시 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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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용식(왼쪽)씨가 하루 종일 누워있는 방은 사진 촬영이 힘들 정도로 비좁았다. 옷장도 없어 그 비좁은 방에 옷 보따리를 잔뜩 쌓아 놓았다. 개포동본당 빈첸시오회 김진원 회장이 강씨의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 |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게 인생이라고 하지만 강용식(다윗, 71)씨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에 도움을 청하게 될 줄은 강씨 자신을 비롯해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불과 2년 전만 해도 강씨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빈첸시오회 회원으로 활동했기 때문이다. 강씨는 1980년대 초반부터 빈첸시오회에서 활동하며 서울 이문동ㆍ가락동본당 빈첸시오회를 설립하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지금은 서울 강남구의 한 무허가 판자촌에 있는, 20㎡ 남짓한 좁디좁은 집에서 거동도 제대로 하지 못하며 하루 하루를 고통스럽게 보내고 있다.
몇 년 전 사업에 실패했을 때만 해도 재기를 꿈꾸며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았다. 본당 활동은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그에게 스트레스성 뇌출혈이라는 불청객이 찾아오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수술은 무사히 마쳤지만 심각한 후유증이 찾아왔다. 다리에 도무지 힘이 들어가지 않아 걸음을 떼는 것조차 힘에 겨웠다. 두 달 만에 퇴원을 해 다시 걸을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도 많이 하고 재활치료를 꾸준히 받았지만 몸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가뜩이나 어려웠던 집안 형편은 더 쪼그라들었다. 한 달에 100만 원 가까이 드는 치료비는 그동안 두 자녀 도움으로 겨우 해결했지만 이제는 한계에 다다랐다.
임시직으로 일하고 있는 아들과 유치원 교사로 일하는 딸의 수입으로는 도저히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딸은 매일 아내 홍순주(율리아, 66)씨 손을 잡고 "엄마, 내가 많이 벌지 못해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린다.
벌써 세 달째 병원비가 밀렸다. 아내 홍씨는 병원에 갈 때마다 '혹시 원무과에서 부르지는 않을까'하는 생각에 가슴이 떨린다. 그렇다고 강씨가 다시 걸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인 재활치료를 중단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강씨는 "건강을 되찾아 다시 빈첸시오 활동을 하려고 최선을 다해 재활에 매달렸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절망감만 커지고 있다"면서도 "아무리 힘들어도 꼭 건강을 회복해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돌보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 개포동본당 빈첸시오회 김진원(바르톨로메오) 회장은 "얼마 전까지 함께 활동하며 모범을 보여주셨던 선배 회원님이 이렇게 어려움을 겪고 계신 모습을 보니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며 "형제님(강씨)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평화신문 독자들이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 달라"고 간절히 호소했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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