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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중풍으로 쓰러진 뒤 다시 넘어져 반신불수 아들 셋도 힘겨운 상황... 반지하 월셋방에서 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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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금례(오른쪽) 할머니가 암사동본당 오인숙(마리안나) 빈첸시오회장 등과 함께 기도하고 있다. |
"비만 오면 방 앞까지 물이 들어와요. 어제도 네 양동이나 (물을) 퍼냈어요. 무서워 죽겠어요." 전국적으로 장마가 한창이던 6월 30일 서울 강동구 암사동의 한 다세대주택. 반지하 월셋집에 사는 이금례(데레사, 74, 암사동본당) 할머니는 장마가 무섭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5년 전 중풍으로 쓰러진 뒤 다시 넘어지는 사고를 당해 왼쪽 팔과 다리를 쓸 수 없는 반신불수가 됐다. 다른 사람 도움이 있어야만 움직일 수 있는 할머니가 이번 장마로 빗물이 부엌을 넘어 방문까지 차오르는 것을 보면서 '공포감'을 느낀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할머니는 곰팡이가 누렇게 핀 방에서 침대에 눕거나 앉아 있는 것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 그나마 등받이가 세워지는 전동 침대라 겨우 앉을 수 있다. 방에서 소변을 받아내야 하기에 항상 퀴퀴한 냄새가 진동한다. 그런 방에서 할머니는 아프기 전 레지오 마리애 단원으로 활동하던 시절을 그리워하며 묵주알을 굴릴 뿐이다. 할머니는 "재작년까지는 그래도 조금 걸을 수 있었는데, 방안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왼쪽 넓적다리 관절이 부러져 못 움직이게 됐다"며 "그나마 말은 할 수 있어서 묵주기도를 할 수 있는 것에 감사드릴 뿐"이라고 말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 2급 중증장애인인 할머니의 유일한 소원은 성당에 가는 것이다. 몇 년 전 휠체어가 못쓰게 된 뒤부터 외출다운 외출을 할 수 없었다. 할머니 집은 입구부터 시작되는 가파른 계단 때문에 휠체어와 봉사자 몇 명 없이는 밖에 나갈 엄두를 못 낸다. 할머니는 아들 셋을 둬 기초생활수급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차상위계층이다. 가장인 큰아들(51)은 노총각으로 용역회사 환경미화원으로 일한다. 100만 원 남짓한 큰아들 수입으로 월세(40만 원)와 노인요양보호사비(15만 원), 각종 공과금 등을 내고 나면 늘 생활비가 모자란다. 큰아들은 휠체어를 살 형편이 안돼 어머니를 성당에 한 번 모셔다 드리지 못하는 게 죄송스럽기만 하다. 둘째 아들(48)도 결혼을 못하고 돈벌이할 능력이 없어 형에게 얹혀산다. 셋째 아들은 몇 해 전 이혼한 뒤 자녀를 보살피며 어렵게 사느라 할머니를 도울 여유가 없다. 암사동본당 빈첸시오회 오인숙(마리안나) 회장은 "할머니가 햇볕 드는 집에서 바깥 나들이도 하면서 지내면 상태가 좋아질 텐데, 비위생적인 지하에 살다 보니 날로 몸이 쇠약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평화신문 독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요청했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