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생명 얻어 가족 만나길 기도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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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의료원 원목실 임영자 수녀와 간호사가 신장투석을 하고 있는 이주노동자 마이클씨를 보살피고 있다. |
"저 좀 살려주세요. 아프리카 가나에서 아내와 네 아이들, 부모님께서 저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어요."
대구 서구 중리동 대구의료원 신장투석실. 가족 7명을 부양하고 있는 이주노동자 마이클(42, 가명)씨는 "가족들에게 생활비를 보내줘야 하는데 이렇게 누워 있을 수 없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건강만큼은 자신 있었어요. 주물공장에서 매캐한 연기와 분진을 마시면서도 언젠가는 가족들에게 돌아간다는 희망에 힘든 줄 모르고 지냈는데…."
가나에서 목수로 일하며 가족들을 먹여 살리던 마이클씨는 2007년 한국에 왔다. 낯선 땅에서 하루 8시간 이상 쇳물을 끓이고 붓고, 도색하는 고된 노동에도 가족들에게 생활비를 송금하는 날이면 피로를 잊을 수 있었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갑자기 소변에서 피가 섞여 나오고 호흡곤란이 와 인근 응급실을 찾았다. 병명은 급만성 신부전. 당장 신장투석을 위한 시술을 받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는 말에 곧바로 입원절차를 밟았다.
다행히 지인의 도움으로 보건복지부 의료지원 대상자에 선정돼 신장투석을 위한 시술을 받았다. 수술 후 매주 세 차례 신장투석을 하고 있다. 매달 200만 원에 가까운 신장투석 비용은 대구시 지원으로 해결해왔다. 신장이식을 받기 전까지 투석을 계속 해야 하지만 지원 기간이 만료돼 조만간 지원이 끊길 예정이다.
지인의 도움으로 외국인쉼터에서 중국인들과 방 한 칸에서 거주하고 있는 마 이클씨는 병원에서 투석하는 시간 외에는 간호인 없이 홀로 쉼터에서 누워 지낸다. 쉼터에서는 쌀만 지원하고 있어 끼니를 거르는 때도 허다하다. 매달 20만 원 가까이 드는 약값은 대구의료원 원목실 임영자(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회) 수녀의 도움으로 해결한다. 몸에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일거리를 찾고 싶지만 이주노동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대부분 육체노동이라 일을 구하기도 쉽지 않다.
가나에서 형의 소식을 들은 동생은 자신의 신장을 이식해주겠다고 나섰지만 적합성 여부 확인을 위한 검사비는 커녕 당장 한국으로 오는 항공료를 구할 길이 없다. 검사 및 수술비, 면역 치료비 등을 고려하면 5000만 원 이상이 든다.
신장이식을 받지 못하면 마이클씨가 고향으로 돌아가는 일은 불가능하다. 신장이식을 받지 못하면 평생 투석을 하며 살아야 하는데, 의료기술이 열악한 가나에서 신장투석을 하려면 상상조차 하기 힘든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마이클씨 부인은 현재 가나에서 비누를 만들어 팔며 근근이 생계를 잇고 있다.
임 수녀는 "아들 둘, 딸 둘의 아빠인 마이클씨가 생활비를 보내며 기쁘게 생활해왔는데, 지금은 자신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처했다"며 "한국 신자들의 따뜻한 정으로 마이클씨가 새 생명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경숙 명예기자 tina@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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