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없는 우리 딸 언제 깨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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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숙씨가 뇌종양으로 7년째 의식 없이 누워있는 딸 수진양을 보살피고 있다. |
딸 수진양 7년째 투병, 막내딸은 희귀병으로 세상 떠나 남편은 일용직, 생활 병원비에 월세집 구할 상황도 안돼
"엄마, 나 수술 잘못되면 어떡해?"
집에서 24시간 딸 수진(마르타, 16)양 곁을 지키는 김성숙(안젤라, 41)씨는 수진양이 마지막으로 한 말을 잊지 못한다.
자신의 수술을 걱정하던 수진양은 수술 후 7년 동안 의식 없이 침대에 누워 거친 숨만 내쉬고 있다. 봄ㆍ여름ㆍ가을ㆍ겨울이 일곱 번이나 지났건만 수진양은 손끝 하나 움직이지 못하고 누워만 있다.
2004년 초, 김씨는 음식을 먹기만 하면 토하는 수진양을 데리고 병원에 갔다. 의사는 새 학기가 시작된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집으로 돌려보냈다.
몇 달 후 수진양 눈에 이상한 증상이 나타나 안과를 찾았고, 여러 병원을 거쳐 찾아간 신경정신과에서 최종적으로 뇌종양 진단을 내렸다. 청천벽력이었다. 어머니 김씨는 통곡하다 실신해 쓰러졌다.
당시 집에서 희귀병을 앓고 있는 세 살배기 막내딸을 돌보던 남편은 말없이 흐느꼈다. 막내딸은 선천성 희귀병인 파타우 증후군을 앓고 있었다. 파타우 증후군에 걸리면 대부분 임신 중에 자연유산되거나 태어나더라도 1년 이내에 목숨을 잃는다.
부산에 살던 김씨 부부는 수진양이 입원한 서울 병원을 오가며 막내와 수진양을 간호했다. 아내는 집에서 막내딸을 돌보고 남편은 병원에서 수진양을 돌봤다. 2007년 막내딸은 6살 나이로 숨을 거뒀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아이 몸이 차갑게 굳어 있더라고요. 119 구급차를 타고 병원에 도착했는데, 이미 숨은 멎어 있고…. 어떻게 두 딸이 모두 이렇게 아플 수 있나요…."
동생을 하늘나라로 보낸 후 수진양은 10여 차례 더 수술을 받았다. 반복되는 후유증으로 재수술을 받아야 했던 것이다. 지금까지 병원비로 얼마나 들어갔는지도 모른다. 남편은 일용직으로 건설현장에서 일하며 수술비와 생활비를 겨우 충당했지만 최근에는 일거리가 없어 거의 일을 나가지 못하고 있다.
현재 살고 있는 서울 중계동 임대아파트도 이달 말이면 계약이 만료돼 길거리로 내몰릴 처지다. 다른 임대주택을 구하지 못하면 월세방을 찾아나서야 하지만 다달이 세를 낼 형편도 못 된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다니던 병원에서 매달 40~50만 원 가량의 약값과 물품을 지원받았는데, 지금은 그마저도 끊겼다. 기초생활수급자로 매달 정부에서 70만 원을 지원받고 있지만 수진양 약값과 물품 값으로 50여 만원을 쓰고 나면 생활은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따름이다. 고등학교 3학년인 큰 아들은 간신히 학교만 다니고 있다.
24시간 남편과 번갈아가면서 수진양 가래를 제거하고 대소변 기저귀를 갈아주는 김씨는 "이제 하느님께 다 맡기는 길 밖엔 살아남을 방법이 없다"며 눈물을 훔쳤다.
서울 중계동본당 사회사목분과장 하문신(미카엘라, 56)씨는 "본당에서 한 달에 한 번 쌀과 반찬을 지원해주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지원"이라며 독자들의 따뜻한 도움을 호소했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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