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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검증, 민주당이 제대로 할 필요 있다

namsarang 2011. 9. 24. 21:11

[사설]                                                                                                                                                                                           2011년 9월 24일 토요일

 

박원순 검증, 민주당이 제대로 할 필요 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그제 범야권 서울시장 단일후보를 꿈꾸는 박원순 변호사를 겨냥해 “시민운동을 하면서 재벌기업의 후원을 많이 받은 것도 짚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변호사는 “재벌로부터 후원을 받은 것은 나눔을 실천하기 위한 것”이라며 ‘선의(善意)’임을 강조했다. 박 변호사 측은 박 의원에게 항의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은 자신들을 사회악으로 몰아가며 자유시장 질서를 흔드는 좌파 시민단체의 목소리를 막거나 약화시키기 위해 후원금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 가운데는 뇌물 성격의 후원금도 있었다. 지난날 좌파 정권과 호흡을 맞췄던 시민단체들은 재벌을 윽박지르고 소송까지 벌이면서 뒤로는 후원금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박 변호사도 그 범주 밖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참여연대 사무총장 시절부터 소액주주 운동과 재벌 개혁을 강조해온 박 변호사가 시민단체를 통해 재벌로부터 거액을 후원받은 것이나 대기업 사외이사로 활동한 것은 과연 도덕적인가. 그가 대기업들과 어떤 관계를 유지했는지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박 변호사는 범야권 단일후보가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런 만큼 그는 수도 서울은 물론이고 대한민국의 장래에까지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력 정치인 반열에 들어섰다고 봐야 한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최근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야권 통합의 중요한 출발점이 되고 내년 총선과 대선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박 변호사를 제1야당의 제휴 상대로 삼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민주당부터 박 변호사의 자질과 자격을 검증해야 한다. 이념과 신념, 그간의 행적, 정치인으로서의 잠재력, 심지어 사생활까지 파악하고 제휴를 꾀하는 것이 책임정당다운 자세다.

1989년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연합을 창립한 서경석 목사는 어제 박 변호사에 대해 “거대한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종북좌파의 파도 앞에 맞서는 대신 그냥 파도 위에 올라타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또 서 목사는 “대한민국에 대한 일관된 폄훼, 헌법파괴자들에 대한 편향된 옹호, 북한 인권에 대한 방관, 북한 정권의 악행에 대한 묵인 등을 일관되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민주주의는 공산주의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했으며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했고 미군 철수 운동도 했다.

그럼에도 박 변호사는 “누구를 좌파로 몰아붙이고…그런 이념적 갈등이 자꾸 깊어지는 건 나라를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얼버무리고 있다. 유권자들은 서울시장 유력 예비후보의 실체를 제대로 알아야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다. 이것이 민주주의를 살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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