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울광장 여의도공원 주인은 시위대 아닌 市民
기사입력 2011-11-15 03:00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만든 광장에서 정작 시민들은 시위대에 밀려나 갈 곳을 잃었다. 광장과 공원에는 국민 세금으로 잔디를 깔고 나무를 심었다. 광장과 공원은 시위대가 아니라 시민의 휴식을 위해 조성한 곳인데 주말마다 시위대들이 차지해 고성능 확성기로 소음을 일으킨다.
13일 서울에서는 무려 14건의 시위가 곳곳에서 열려 심각한 교통체증과 무질서가 빚어졌다. 보신각 앞 민노총 집회에서는 초등학교 여학생이 연단에 올라가 어른이 써준 것으로 보이는 이른바 ‘4행시’를 발표하면서 “리명박, 천벌 받아라”라고 외쳤다. 집회 참가자들은 환호하고 박수를 보냈다. 2008년 ‘광우병 촛불 시위’ 때도 어린 아이들을 반정부·반미의 한복판에 데리고 나온 사람들이 있었다. 이게 과연 이 아이들을 바로 키우는 일인가.
요즘은 집회 시위도 1박 2일로 하는 게 유행인 모양이다. 서울 여의도공원에서는 토요일인 12일부터 일요일인 13일까지 한미 FTA에 반대하는 노동계와 시민사회의 1박 2일 집회가 열렸다. 집회 참가자 2000여 명은 토요일 밤 12시가 넘도록 앰프를 이용해 소음을 내고 일부는 공원에서 밤새워 술판까지 벌였다. “시끄러워서 잠을 잘 수 없다”는 주민들의 항의가 경찰서와 아파트 관리소에 빗발쳤지만 경찰은 해산에 나서지 않았다. 집회 주최 측은 여의도공원 관리사무소의 공원 사용 허가도 받지 않고 일방적으로 공원을 점령했다.
1박 2일 시위의 유행은 국회의 직무유기 탓이 크다. 헌법재판소는 2009년 9월 야간 옥외 집회와 시위를 금지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0조에 대해 헌법 불일치 결정을 내리면서 지난해 6월 말까지 개정하게 했다. 국회는 개정 시한이 1년 5개월이나 지나도록 법 개정안을 방치하고 있다. 광장과 공원에서 시민의 휴식권이 언제까지 시위대에 밀려나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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