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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강국 코리아]세계 원전 산업 다크호스 ‘한국’

namsarang 2012. 2. 29. 21:00


[원전강국 코리아]세계 원전 산업 다크호스 ‘한국’

기사입력 2012-02-29 03:00ㅉ 
《“한국이 세계 원전 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최종 입찰을 앞둔 2009년 11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일본, 프랑스와 맞붙은 한국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입찰 초기만 해도 아랍 지역 첫 원전 사업으로 사업규모가 400억 달러에 이르는 UAE 원전 프로젝트를 한국이 따내리라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실제로 WSJ은 “애초 프랑스와 미국·일본 컨소시엄이 최종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했다”며 “그러나 최근 한국 원전 산업 경쟁력에 UAE 정부 관계자들조차 놀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결국 한국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1971년 첫 원전인 고리 1호기를 지은 지 38년 만에 원전 수출국 대열에 서게 됐다. 

세계 원자력 업계는 한국이 UAE 원전 수주에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짧은 공사기간과 △30년 이상 무사고로 원전을 운영한 높은 기술력 △가격 경쟁력 등을 꼽고 있다.》

 





 

○ 2030년 세계 원전시장 700조

현재 전 세계에서 건설 예정이거나 검토 중인 원전은 총 374기로 공사 금액으로는 9350억 달러에 달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2030년까지 원전 플랜트 시장규모가 7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UAE 원전 수주를 통해 한국형 원전을 해외에 처음 선보인 게 어떤 의미인지를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형 원전은 기술력과 운영 노하우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한국형 표준 원전의 기술 자립도는 95%이며, 운영부문에서 중요한 지표로 삼는 원전 이용률도 90%가 넘는다. 특히 한국은 1만8393MW 용량의 원전 21기를 보유한 세계 6위의 원전 강국이다.
정부와 한수원은 신고리 3, 4호기와 신울진 1, 2호기에 들어가는 수출모델인 APR1400을 기존 표준형 모델(OPR1000)보다 설비용량을 40% 늘리고 설계수명은 60년으로 연장했다. 또 내진설계는 물론 각종 중대 사고에 대처할 수 있는 전용 설비도 갖췄다.

○ 세계 최고 원전 운영기술

우리나라 원전 이용률은 1980년대까지 70%대에 그쳤지만, 운영 노하우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2000년 이후 10년 연속으로 9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실제로 평균 원전 이용률은 2009년 91.7%, 2010년 91.2%로 세계 평균 이용률(76.0%)을 크게 앞섰다. 원전 운영에 있어 안전성을 가늠할 고장정지율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고장정지율이란 원전을 1년간 운전하면서 계획하지 않은 발전정지가 몇 번 발생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낮을수록 안정성이 높다는 뜻이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 중반까지 1기당 평균 5건 이상의 높은 고장정지 건수를 보였으나, 1998년 이후부터는 평균 한 건 미만으로 크게 줄었다. 2010년에는 운영 중인 원전 20기 가운데 단 2건만 고장정지를 일으켜 1기당 고장정지율이 0.1건에 불과했다. 2009년 전 세계 평균 고장정지율이 5.5건인 것을 감안하면 세계 최고 수준의 운영 안정성을 갖춘 셈이다.

특히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계기로 한국 원전의 안정성은 더 두드러졌다. 원자로 안에서 증기가 생기는 후쿠시마 원전과 달리 한국형 원전은 증기 발생기가 따로 있어 터빈에 이를 공급할 때 방사성 물질이 들어가지 않는다. 특히 후쿠시마 원전은 전원이 꺼져 냉각펌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치명적인 결점을 안고 있었지만, 한국 원전(가압경수로)은 전기 없이도 보조급수 펌프가 자연 순환냉각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와 함께 원자로가 냉각기능을 잃어 수소가 발생해도 한국형 원전은 격납용기의 내부 용적이 크기 때문에 이를 대처하는 데 상대적으로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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