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김성원 기자
입력 : 2013.01.06 16:43
지독한 부상터널이었다. 무대도 달라졌다. 악조건이지만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계사년 유럽파 첫 축포의 주인공은 이청용(24·볼턴)이었다. 그는 6일(이하 한국시각) 볼턴 리복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2~2013시즌 잉글랜드 FA컵 64강전 선덜랜드와의 홈경기에서 시즌 5호골을 터트렸다. 전반 12분이었다. 페널티에어리어 정면에서 상대 수비수의 패스 미스를 쏜살같이 가로채 곧바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 골문을 갈랐다.
감회는 특별했다. 선덜랜드는 올시즌 처음 맞닥뜨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팀이었다. 그는 2011년 7월 31일 웨일스 뉴포트카운티와의 프리시즌에서 오른 정강이 하단 3분의 1지점의 경골과 비골이 골절됐다. 지난해 5월 9개월여 만에 복귀했지만 운명은 가혹했다. 볼턴은 이청용의 공백을 실감하며 끝내 2부로 강등됐다. 승점 2점이 부족했다.
이청용은 올시즌 챔피언십(2부 리그)에서 리그를 시작했다. 꿈에 그린 무대는 아니다.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이청용과 볼턴의 계약기간은 2015년 여름까지다. 볼턴은 이청용의 이적료로 700만파운드(약 122억원)를 책정해 놓고 있다. 선덜랜드전의 골은 이청용의 존재감이었다.
최상의 흐름이다. 그는 2012년 마지막 경기에서 시즌 4호골을 터트렸다. 지난달 30일 버밍엄 시티와의 홈경기에서 역전 결승골을 작렬시키며 팀의 3대1 완승을 이끌었다. 2일 리즈 유나이티드전에서 0대1로 패했지만 2경기 연속 선발 출전을 이어갔다.
선덜랜드전에서 또 선발 기회를 잡은 이청용은 일주일 만에 다시 골망을 흔들었다. 유럽 무대에서 뛰는 해외파 가운데 새해에 가장 먼저 골맛을 봤다. 이청용의 철진인 기성용(스완지시티)은 2일 애스턴 빌라전(2대2 무)에서 골이 아닌 어시스트로 EPL에 둥지를 튼 후 첫 공격포인트를 작성했다. 5호골은 2009년 볼턴으로 이적한 이청용의 한 시즌 최다골 타이 기록이다. 그는 2009~2010시즌 5골-8도움을 기록, 볼턴의 간판으로 자리매김했다. 한 시즌 최다골 달성은 이제 시간 문제다.
그러나 볼턴은 FA컵 32강 진출 기회는 다음으로 미뤘다. 이청용에 이어 후반 3분 소델이 추가골을 터트리며 2-0으로 앞섰지만 후반 15분 위컴, 30분 가드너에게 만회골과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했다. 결국 경기는 2대2로 막을 내렸다. 볼턴은 원정에서 선덜랜드와 64강전 재대결을 벌인다.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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