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선수로는 처음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박인비(27·KB금융그룹·사진)가 4일 오전 귀국했다. 오는 7일부터 사흘간 제주 오라골프장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삼다수는 박인비의 후원사다. 밝은 표정으로 인천공항 입국장에 들어선 박인비는 “항상 한국에 오기 전에 좋은 일들이 있었다”면서 “브리티시여자오픈은 1, 2년 사이에 너무나 큰 벽으로 여겼는데 이렇게 넘고 나니 기쁜 마음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박인비는 3일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끝난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 7번째이자 아시아선수로는 처음 4개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2013년과 지난해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좌절을 맛봤던 박인비는 실패에서 교훈을 얻은 것이 우승에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2013년에는 인내심을 갖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배웠고 작년에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두 번의 도전에서 성공하지 못했던 것이 올해 우승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강조했다. 컴퓨터 퍼팅 비결로는 “퍼팅에서는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면서 “이번 대회 4라운드에서는 정말 퍼트를 대면 들어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런 느낌은 한 2년 만에 처음 느끼는 그런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침묵의 암살자'라는 별명에 대해서도 “카리스마가 있다는 얘기고 다른 선수들도 리더보드에서 내 이름을 보면 그만큼 압박감을 느낀다는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오후 제주도로 내려가 대회 준비에 돌입했다. 박인비는 KLPGA 투어에 수차례 출전했지만 아직 우승은 없다. 이번 대회 1, 2라운드에서는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을 다퉜던 고진영(20·롯데)과 같은 조에 편성됐다. 7일 오후 12시10분 1번홀에서 1라운드를 시작한다.
박인비는 “진영이와는 브리티시여자오픈 연습 라운드를 같이 해봤는데 공을 또박또박 잘 치고 정신력도 뛰어난 선수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이번에도 최선을 다해 경기를 하겠다”고 밝혔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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