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고 싶다
글 / 九岩 김영록
허공을 돌아 현천(玄天)마루로 다가서는
밤바람 따라 흔들리는 풍경(風磬)소리의 긴 여운
시간을 마디마다 딛고 오는 초침(秒針)소리...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계절의 품안에서 가을을 떠 올리며
한 손을 귀에 갖다 대도 잘 안 들리는 나이
떨어지는 낙엽들은 지기 전부터 외로움을 알았다
한번 들어가면 그만인 문고리 없는 육중한 문 앞
하얀 국화와 짙은 향연(香煙)이 몸부림치는
끝 모를 이별의 촛불 하나 밝혀 놓고
너의 눈동자 속을 떠도는 흰 구름이 되어
내 고향 아늑한 품속에 안기어
어린 애동무 시절 우리 서로 불러주던 이름을
목이 메어 부르는 초혼(招魂)처럼
촉촉하게 불러 보고 싶다
(09/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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