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목일기

남자들의 낙원(?)-일부다처제

namsarang 2009. 8. 21. 22:36

[사목일기]

남자들의 낙원(?)-일부다처제


                                                                                                김지한 신부(한국외방선교회 성소국장, 선교센터 원장)


불안정한 사회일수록 한 남자가 많은 여자를 거느린다. 자손 번식을 위해 그렇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쟁이 터지면 남자들은 전쟁터에 나가야 하고, 남자들이 죽으면 대가 끊어지기에, 평화로울 때 남자들은 가능한 많은 '씨앗'을 뿌려놓아야 하는 것이 원시사회의 특성이다. 지금은 원시사회를 다소 벗어난 파푸아뉴기니지만 일부다처제를 아직도 유지하고 있다.
 고산지대인 멘디는 문명과 만난 역사가 52년밖에 되지 않아 여전히 원시문화가 많이 잔존한다. 그 중 하나가 일부다처제다. 돈 있고, 힘 있는 남자들은 서너 명의 부인을 데리고 산다. 가톨릭교회에서는 철저히 일부일처제를 요구하기에 많은 남자들이 가톨릭교회를 떠나 개신교로 가는 것이 현실이다.
 이상한 것은 같은 그리스도교인데 현지에서 사목하는 개신교에서는 일부다처제를 인정하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관계자에게 직접 물어볼 기회는 없었지만, 아마도 재정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개신교는 헌금을 많이 요구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정보(?)에 따르면, 한 가구당 일 년에 내야 할 분담금은 25만 원 정도 된다고 한다.
 여자 때문에 교회를 옮기는 철새도 있지만, 어떤 사람은 부인을 많이 거느리면서도 성당에 열심히 나온다. 다만 성사를 모시지 않을 뿐이다. 이런 경우는 사제의 강론과 일(Work Soul)을 통해서 신앙을 지켜나가는 사람들이다.
 어떤 경우는 젊은 시절에 많은 여자들과 살다가 늙어 죽을 시기가 다가오면 부인들 가운데 제일 젊은 여인을 골라 혼인성사를 받기도 한다. 나도 그런 경우를 많이 만났는데, 남자도 남자지만 늙은 남자와 혼인을 하는 젊은 여자 쪽도 정상은 아닌 것 같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 특히 성욕은 하느님이 주신 선물이며 동시에 악마의 도구라고 생각한다. 정상적인 종족번식과 보존을 위해, 그리고 부부간 사랑을 확인하기 위한 측면에서는 축복이고 선물이지만, 단순히 욕구만을 채우기 위해 남용되는 경우라면 그것은 분명히 악마의 도구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정상적인 배우자가 아닌 다른 상대를 찾아 헤매고 있지 않은가? 이러한 남용에 따른 질병도 계속 나타나고 있다. 이 글을 읽으면서 파푸아뉴기니 사람들을 "어휴! 원시인들"하고 욕하기 전에 우리 자신부터 한 번씩 돌아봐야 할 것이다.
 한 쌍의 선남선녀가 만나 이뤄진 성가정만이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아름다운 가정이고, 그러한 가정만이 그리스도의 은총이 가득할 것이며, 이러한 성가정만이 성령의 빛이 발산된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성가정이 바로 교회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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