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형 신부(서울대교구 일반병원사목부 강북삼성병원, 제일병원 원목)
본당이 아닌 특수사목 분야의 한부분 이야기를 평화신문 독자들과 편하게 함께 나누었으면 합니다. 먼저 일반병원사목부에 대해 모르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아서 설명을 드려야할 것 같습니다. 일반병원사목이란 가톨릭 병원이 아닌 그야말로 일반 종합병원 내 천주교 원목실에서 환우들과 교우회 신자들에게 영적, 신앙적 도움을 드리는 곳입니다. 신자는 물론이고 비신자나 다른 종교의 환우들 중에서 원하시는 분들을 방문해 마음속 이야기도 나누고, 환우분들이 지금 가장 힘들어 하시는 것들에 대해 위로도 해드리고, 쾌유를 바라는 기도와 성사적 도움을 드립니다. 그리고 치유자이신 예수님의 정신을 본받아 고통 중에 계신 환우분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드리고자 병원에서 일하시는 가톨릭교우회 직원들과 만남을 통해 함께 기도하며 친교를 나눕니다. 현재 서울대교구 내에는 일반 종합병원 25곳에 천주교 원목실이 있고, 신부님 19명과 수녀님 28명이 원목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아직은 많은 신자분들이 일반병원에도 원목실이 있다는 것을 모르셔서 도움을 청하실 생각을 못하시기도 합니다. 사목일기를 통해서 많은 분들이 종합병원 안에 원목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시고, 가장 외롭고 힘든 시간을 보내시는 병원생활에서 조금이나마 위로와 힘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저는 지난해 11월 20일 두 병원에 부임해 1년간 원목신부로 활동하고 있는데 본당사목이 아닌 병원에서, 그것도 가톨릭 병원도 아닌 일반병원에서 원목신부로 생활하면서 겪은 좌충우돌 원목활동기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사실 일반병원사목 현장은 열악합니다. 거의 대부분은 환기도 잘 안 되는 지하에 있고(제가 사목하는 병원은 지하 2, 3층에 원목실이 있습니다), 병원 측의 배려를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제가 있는 원목실은 16㎡(5평) 정도 됩니다. 그래도 원목실에 있을 것은 다 있습니다. 우리들의 가장 든든한 '빽'인 예수님을 모신 감실도 있고, 책상과 옹기종기 다닥다닥 모여 앉아 이야기하고 봉사자들과 함께 모임도 갖는 공간도 있습니다. 비록 처음에는 저만의 공간도, 책상조차 없어 불편했지만 이제는 병실이 제 집무실이고 보호자 침대가 제 의자가 되었습니다. 다음엔 환우분들과 함께 했던 어설픈 병원사목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