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 이성계 '왕의 귀환' 전설 간직
도봉산 동쪽 자락에 있는 의정부시 호원동은 서울시와의 관문에 자리잡고 있다. 원래는 호동(虎洞)·누원리(樓院里)·장수원리(長水院里)였으나 1914년 전국 행정구역 개편 당시 호(虎)자와 원(院)자를 따서 호원리(虎院里)로 개칭했다고 한다. 호원동이라는 지명은 기존 이름을 합친 데서 유래했을 따름이고, 오히려 이곳에는 회룡(回龍)이라는 명칭이 많이 눈에 띈다. 경원선 회룡역, 초등학교·중학교 이름 등에 두루 남아있다. 모두 조선 태조 이성계(李成桂)와 인연을 맺고 있다.- ▲ 의정부시 호원동 회룡골에 있는 회룡사. 조선 태조 이성계와 무학대사가
- 관련된 전설을 갖고 있다./의정부시 제공
회룡사는 조선 후기에도 여러차례 중건과 수리를 거치면서 제법 큰 사찰로 유지돼 왔다. 그러나 1950년 6·25 전쟁으로 폐허가 됐고 이후 복구를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지금 들어서 있는 건물은 모두 6·25 이후에 지어졌다. 다만 탱화, 5층 석탑, 석조(石槽·돌로 만들어 물을 담아두는 수조) 등 옛 문화유산도 간직하고 있다.
의정부시는 매년 가을 '회룡문화제'도 열고 있다. 올해로 24회째를 맞은 지역 축제로 조선 태조·태종 부자 상봉의 전설을 바탕으로 왕실 행차 재연도 펼쳐진다. 태조가 의정부까지 돌아오자 태종이 아버지를 위해 성대한 잔치를 베풀었다는 전설이 있기 때문이다. 회룡골 입구에 있는 호원동의 '전좌(殿座) 마을'은 두 임금이 마주 앉았던 곳이라서 유래했다.
의정부(議政府)의 명칭도 태조와 관련이 있다. 태조가 이곳에 오랫동안 머물렀기 때문에 영의정·좌의정·우의정 등 의정부 3정승을 포함한 각 대신들이 한양보다 지금의 의정부로 와서 정무를 의논하고 태조의 결재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의정부시는 1912년 지방행정구역 조정 당시에는 양주군 둔야면 의정부리였으나 1942년 의정부읍, 1963년 의정부시로 승격되는 과정을 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