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1) 회개(하느님 체험)

namsarang 2010. 1. 8. 06:43

[선교, 할 수 있을까]

 

(1) 회개(하느님 체험)


    새해부터 선교학 박사인 서울대교구 사목국 선교ㆍ전례사목부 담당 양해룡 신부의 '선교, 할 수 있을까?'연재를 시작합니다. 이 연재물은 일상의 사건 속에서 발견되는 선교의 의미를 탐색하고, 우리도 쉽게 선교할 수 있다는 용기를 불러일으키며, 선교 방법도 알려줄 것입니다. 아울러 우리가 찾아낸 선교의 내용과 방법을 교회 문헌에서 찾아 쉽게 공부할 수 있도록 배려할 것이기에 선교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 양해룡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 선교ㆍ전례사목부 담당)


    필자가 교리신학원에 있을 때 일이다. 대부분 학생들이 어른들인 그곳 새내기들 중 60대 한 학생이 있었다. 그는 사회적으로 꽤나 성공한 사람으로 수업시간에는 제일 앞자리에 앉는 모범학생이었다. 그러나 어딘가 모르게 불만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왜 선배들이 인사 안 한다고 잔소리하고, 이래라 저래라 시키는 게 많은지 모르겠네!" "이런 것은 신학원에서 해결해 주어야 하는 거 아냐?" 하며 불만과 비판을 늘어놓았다. 그런데 이 60대 형제가 얼마 후 서서히 변화돼 갔다.


 그것은 매주 목요일에 있는 공동체 미사 때였다. 이 미사 중 학생들은 돌아가면서 '복음 묵상 나누기'를 한다. 단순히 복음 내용을 정리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 진솔한 삶을 복음에 비춰 묵상하며 나눈다. 그런데 어느 한 선배의,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던 하루였다. 그때 발표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는 잘나가던 사람이었다. 독학으로 공부해서 정부 고위직까지 올랐고, 아이들이 잘 자라 행복했었다. 하지만 갑자기 불행이 찾아 왔다. 내가 가장 아끼는 아들이 군대에서 사고로 죽은 것이다. 그 사건으로 무척 괴로웠고, 가슴이 아팠다. 하느님을 미워하고 성당에 갈 수가 없었다. 아들을 죽인 사람을 용서할 수 없었다. 그런 시간이 지속되면서 하느님께서 내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었고, 다시 용기를 내어 이 신학원에 오게 되었다. 지금도 아들 죽음에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나지만, 모든 것을 용서했고 하느님께서 내게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가르쳐 주시는 계기라고 생각하고 본당과 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하느님 말씀을 전달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


 그의 나눔 중 많은 학생들이 눈물을 훔쳤다. 그 복음 묵상 나누기가 끝나고 안 사실은 그 발표한 학생의 딸은 지금 수녀원에 입회해 대신학교에 다닌다는 것이다.


 이 미사 후 60대 학생에게서 불평과 비판의 어투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의 입에서 "제가 아는 게 있나요"라는 말이 들렸다. 항상 적극적으로 수업에 임했지만, 전과는 다르게 학우들을 대했고, 먼저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얼굴에 혈색이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꼭 아침 미사에 참례하고, 열심히 복사를 서는 모습을 보면서 변하고 있다는 것을 감지했다. 그 60대 학생은 한 사람의 하느님 체험으로 자신을 돌아보고,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는 교리신학원을 졸업하고 반드시 하느님 말씀을 전하는 선교사로 다시 생활할 것이다.


 그렇다.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체험은 나를 변화시키고 회개하게 만든다. 사랑과 용서의 하느님 체험을 고백하는 진정한 회개는 선교사가 자신의 삶과 시간을 주님께 온전히 의탁하게 하며, 이웃에게 하느님을 전달할 용기를 갖게 한다. 그래서 선교사는 이웃에게 하느님 말씀을 힘 있게 전하며 그들을 회개와 세례로 인도하는 데 온 마음과 힘을 다해야 한다. 선교란 바로 자신의 회개 체험을 전달하는 것이다. 선교사란 바로 회개한 사람이고, 하느님 체험을 통해 자신의 삶을 변화시킨 사람이다. 그래야만 선교사는 만민을 회개와 세례로 초대할 수 있다.


 "회개는… '육체를 따르는 생활'에서 '성령을 따르는 생활에로'의 전향을 요구한다. 그러므로 회개는 우리를 구원하시는 그리스도의 주권을 인격적 결단으로 승복하고 그분의 제자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교회 선교사명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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