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2) 예비신자와 선교사

namsarang 2010. 1. 10. 14:16

[선교, 할 수 있을까]

 

(2)  예비신자와 선교사

 

                                                        양해룡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 선교ㆍ전례사목부 담당)

온전한 회개에 따르는 참다운 '은총의 선물'
 
    필자가 본당에서 교리 교육을 할 때, 한 예비신자가 물었다. "제가 지금 입사 시험 공부를 하고 있는 데 열심히 성당에 다니면 시험에 붙을 수 있는 건가요?" 참으로 난처한 질문이었다. 그래서 "나중에 배우게 되니 참고 기다리라"고 말했다.

 예비 신자들뿐 아니라 기성 신자들도 신앙생활에서 항상 부딪치고 고민하는 부분이 "내가 열심히 기도하면 하느님께서 들어 주실까?"라는 것이다. 이러한 '청원에 대한 하느님의 무반응(?)'은 냉담 교우가 되는 이유 중 하나일 수도 있다.

 여기서 우리가 '은총'이라는 가톨릭교회의 용어를 잘 이해해야 한다. 은총은 우리 노력과 상관없이 이뤄지는 마술적인 어떤 것, 부적과 같은 것이 아니다. 그런데 대부분 신자들은 이 잘못된 은총 개념을 통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무엇인가 주신다고 생각한다.

 하느님께 청하면 모든 것을 들어 주신다는 성경말씀(마태 7,7-8 참조)이 은총을 잘못 해석하게 한 것일까? 아버지가 청하는 자녀를 거부하지 않고 모든 것을 다 주시는 것처럼 주님께서도 청하는 우리를 마다하지 않으시고 모든 것을 주시는 것처럼 여길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삶을 봐도 반드시 우리가 청원하는 것을 주시는 것은 아니다. 아버지 하느님만 아시는 방법으로 우리에게 주신다. 단지 우리가 그것을 우리 생각과 감정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잘 깨닫지 못할 뿐이다.

 하느님께서는 여러 방법으로 우리에게 은총을 베푸신다. 그 은총의 선물은 우리가 온전히 회개했을 때 그리고 세례를 통해 우리에게 주어지는 영원한 생명이다. 그렇다고 영원성이 현세의 일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하느님께서는 현세에 일어나고 있는 수많은 사건 속에서 섭리하시며 그 역사하심에 우리는 의존하는 것이다.

 예비 신자 교리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미신자들을 그리스도교 삶에로 회개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예비신자들의 입교 동기는 사실 회개를 통한 완전한 귀의를 생각하기 보다는 현실에 대한 기복적 신앙이 우선적이기에 자칫 청원에 대한 하느님의 무반응은 냉담으로 빠질 수 있다. 그래서 모든 신자들은 예비 신자들이 온전히 회개하여 영원한 생명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차게 해야 한다.
 
 그러므로 신자들은 예비 신자들이 하느님의 참다운 은총의 선물을 받을 수 있도록 온전한 회개로 인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회개를 통해 주시는 은총의 선물이 현세에서도 우리가 모르는 방법으로 주어진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한다. 하느님의 말씀 선포는 그래서 그 목적이 반드시 예비신자의 회개를 지향해야 한다. 그래야 그 선교는 완성에 이른다.

 오늘날 복음 선포를 할 때 신앙인들은 회개를 권고 하는 것이 개종을 선동하는 것으로 오해될까봐 망설이며, 타종교에 대해서는 예의를 앞세워 소극적 자세로 다가간다. 그러나 모든 그리스도인은 아직 하느님을 알지 못하는 이들이 회개하고 세례를 받아 하느님의 은총의 선물을 받을 수 있도록 온갖 노력을 다하며 적극적으로 복음을 전해야 한다.
 
 "하느님의 말씀 선포는 그리스도교적 회개를 지향하는데, 이 회개는 신앙으로써 그리스도와 그의 복음에 완전하고 진지하게 귀의하는 것이다" (교회선교 사명 46).
▲ 양해룡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 선교ㆍ전례사목부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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