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번
군번(軍番)은 일반인들의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것으로, 주민등록번호는 잊어도 군번은 잊지 못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군복무를 한 사람들에겐 추억 어린 존재다. 우리 군의 군번 체계는 장교·부사관·병사 등 신분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창군 초기부터 현재까지 몇차례 변화를 겪었다. 우리 군에서 첫 군번을 단 사람은 이형근(李亨根·2002년 작고) 예비역 대장<작은 사진>이다.1946년 1월 국군의 전신인 국방경비대에 입대, 대위로 임관한 이 예비역 대장에게 당시 미 군정청은 군번 1번을 부여했다. 그는 선배들도 있다며 1번을 사양하다 미 군정청이 맥아더 사령관이 결정한 일이라고 하자 수락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이 예비역 대장의 군번은 10001번이었다. 그는 사단장, 군단장, 초대 합동참모회의(합참의 전신) 의장, 육군참모총장을 거쳐 1958년 대장으로 예편했다. 미군의 군번 1번은 육군 원수를 지낸 퍼싱 장군(1860~1948)이다.
창군 이후 6·25전쟁을 전후해서까지 장교 군번은 임관 출신별로 다양한 체계가 유지되고 사병 군번도 140여종에 달해 혼란이 초래되기도 했다. 이에 국방부는 1967년 4월 1일자로 군번 체계를 정립해 장교, 준사관, 부사관, 병사 등 네종류로 구분해 사용하기 시작했다.
지금의 군번 체계는 1991년 1월 1일부터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장교의 경우 출신별 구분 없이 통합해 연도별 임관일자순 일련번호로 군번을 매겼다. '연도-10001~' 형태다. 예컨대 2009년도에 임관한 군번 1번 장교는 '09-10001'이다.
부사관의 경우 '연도-50001~', 준(準)사관의 경우 '연도-30001~'로 군번이 붙는다. 병사의 경우 연도별로 8계단 군번이 붙는다. 육군 병사의 경우 연도 다음 번호에 차이가 있는데 1군(71000001~), 2군(72000001~), 3군(73000001~), 훈련소(76000001~), 육군본부(77000001~) 등이다. 공군 병사는 연도 다음에 '70000001~', 해군 병사는 '71000001~', 해병대 병사는 '72000001~' 번호가 각각 붙는다.
군번은 보통 '인식표'<큰 사진>라 불리는 메달 모양의 금속편에 문자와 함께 새겨져 있다. 인식표는 전사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 꼭 필요한 존재로 모든 군인은 이 인식표를 목에 걸도록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