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째 이웃사랑 변함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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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가톨릭 선교회 베레쉬트 회원들이 서울역에서 노숙자들에게 배식 봉사를 하고 있다. | 우리은행엔 '베레쉬트'가 있다. 회원 수만 800여명에 이르는 공동체. 히브리어로 '태초에'라는 뜻을 지닌 이 단체는 아주 '알찬' 봉사를 하는 가톨릭교우회다. 노숙자들에게 밥 퍼주기, 도시락 나눔, 사회복지시설 김장 담그기 등을 통해 이웃과 연대하고, 월례미사와 피정, 성지순례 등을 통해 신앙을 견고히 한다. 베레쉬트의 탄생은 1981년 한일은행에서였다. 97년말 불어닥친 외환위기로 99년 상업은행과 합병, 한빛은행으로, 지금은 우리은행으로 이름이 바뀌면서도 27년째 초심을 잇고 있다. 지난 3월 6일에도 이들은 서울역에서 노숙자들과 함께했다. 4월 15일엔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남북한 장애인 복지대회 및 마라톤대회에서 장애인과 참가자들에게 지난해처럼 도시락을 나눠주며 함께 할 계획. 또 매년 12월 첫째주면, 사랑의 선교 수사회가 운영하는 서울 종로 신영동 소재 '사랑의 집'에 찾아가 김장도 담그고, 봉사의 보람을 직접 체험하는 시간을 갖는다. 봉사는 신앙을 토대로 한다는 걸 베레쉬트는 보여준다. 매달 둘째주 화요일 저녁 7시 30분이면, 이들은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회의실에서 미사를 봉헌하며 자신을 성찰하고 삶을 새롭게 한다. 지점들이 멀리 떨어져 있고 업무로 바빠 많은 신자 회원들이 참여하지 못하지만, 늦게 도착하는 동료들을 기다리며 성경구절을 나누고 기도를 부탁하는 마음은 한결같다. 미사를 통해 그달 봉사 일정을 알리고 참여토록 권유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그뿐 아니다. 서울대교구에서 큰 행사가 열릴 때면, '헌금 봉사'는 늘 베레쉬트 몫이다. 오는 6월 16일 서울대교구 직장사목부에서 주최하는 직장인 신앙대회도 우리은행 4층 강당서 가질 계획이다. 회비는 매달 급여에서 원하는 만큼 내고, 봉사활동 또한 자발적 참여로 전개해 '부담 없는' 단체라는 것도 회원들을 베레쉬트로 끌어들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지난 1월 베레쉬트 회장에 취임한 정윤걸(프란치스코, 47) 가톨릭회관 지점장은 "베레쉬트를 통해 끈끈한 인간관계를 느낄 수 있다"며 "신자가 아니더라도 가톨릭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나 쉬는신자들도 주저하지 말고 함께하길 바란다"고 했다. 서울대교구 직장사목부 담당 최수호 신부는 "베레쉬트는 직장사목부보다도 먼저 생긴 역사 깊은 교우회로, 외환위기 이후 제1금융권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교우회"라며 "꾸준히, 그리고 묵묵히 봉사하는 단체라는 게 베레쉬트의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김민경 기자
2007. 04. 08발행 [915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