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은 행복입니다

8- 레스토랑 '신촌스토리' 박상욱 대표

namsarang 2010. 3. 4. 18:06

[나눔은 행복입니다]

 

8- 레스토랑 '신촌스토리' 박상욱 대표


   맛난 요리에 멋진 서빙까지
박상욱(가운데)씨가 조리해 준 돈가스를 맛있게 먹고 있는 바오로교실 가족.

 '오늘은 돈가스 파티 하는 날!'

 4월 18일 낮 서울 은평구 증산동 바오로교실재활센터(소장 권원란)에서 돈가스 파티가 벌어졌다.

 매월 셋째 수요일 서울 신촌 소재 레스토랑 '신촌스토리' 대표 박상욱(사도요한, 42, 의정부교구 고양 후곡본당)씨가 바오로교실재활센터를 방문해 정신지체장애인 가족들에게 '점심을 쏘는' 날이기 때문이다.

 돈가스 전문인만큼 메뉴는 바삭바삭 고소한 돈가스. 평소 레스토랑에서 외식은 꿈도 꾸지 못했던 장애인 친구들에겐 최고 인기 메뉴다. 박씨를 비롯해 역시 신촌에서 바(Bar)를 운영하는 김현종(50)씨 등이 점심 봉사에 합세해 직접 준비한 요리로 최고의 손님을 대하듯 식사를 대접한다.

 박씨는 이날 오전 9시쯤 바오로교실에 도착하자마자 준비한 재료를 바삐 조리하기 시작했고, 비교적 장애가 심하지 않은 경증 장애인들은 아침부터 웨이터 옷을 차려입고 외부 손님 맞을 준비로 바빴다. 2005년부터 바오로교실재활센터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는 박씨는 정신지체장애인들과 나눌 수 있는 일을 찾던 중 지난해 1월부터 돈가스 파티를 열어주는 한편 장애인 핸드벨 연주단 활동을 돕고 있다.

 박씨는 "단순히 한 끼 식사를 나누는 차원이 아니라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줄이고자 이웃 주민들까지 식사에 초대해 대접하고 경증 장애인들에게 서빙을 맡겨 자활 훈련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우려도 있었다. 단순한 일이긴 하지만 '비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서빙'해야 하는 상황이 녹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씨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지배인을 데려와 서빙을 가르쳤고 행동이 어눌하고 손님맞이를 두려워하던 장애인 가족들도 열 달 만에 '서비스'에 눈 뜨기 시작했다.

 주방에서 돈가스를 튀기는 고소한 냄새가 번져나왔다. 이날 준비한 돈가스는 바오로교실 가족 60여명과 식사에 초대받은 이웃 주민들까지 포함해 120인분. 하루 전날 미리 손질해 숙성시킨 살코기로 15~20㎏분량이다. 손님이 많은 날은 200인분을 준비한 적도 있다. 이런 사연을 들은 해산물 유통업체 'MK씨푸드'(대표 문윤성)가 신선한 해산물을 제공해줘 새우스파게티나 해물덮밥 등을 메뉴로 내기도 한다.

 박씨는 또 한두 달에 한 번씩 자신이 다니는 일산 후곡본당 노인대학과 전주에 있는 한 노인복지시설을 찾아가 어르신들에게 돈가스를 대접하고 인근 성당 공부방에 어린이들 간식으로 함박스테이크를 만들어 보내기도 한다.

 전날 밤 늦게 레스토랑 일을 마쳐 피곤한 몸을 이끌고 나온 박씨는 "작은 나눔으로 장애인 친구들에게 큰 기쁨을 줄 수 있어서 오히려 즐겁다"고 말했다.

                                                                                           서영호 기자  amotu@pbc.co.kr

2007. 05. 20발행 [92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