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14-선교의 주역인 평신도

namsarang 2010. 4. 9. 22:18

[선교 할 수 있을까]

 

14-선교의 주역인 평신도


                                                                                                                                   양해룡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 선교,전례사목부 담당)


   지난해는 우리 신앙 선조 103위 성인이 시성된 지 꼭 25주년 되던 해였다. 이때 기념 심포지엄에서 한 발제자의 발표가 진한 감동을 주었다. 그것은 한국 땅에 천주교가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리게 된 것은 바로 평신도의 노력이었다는 사실이다.

 주문모 신부가 입국해 활동 할 때 4000명이던 신자가 1801년, 신해박해 때는 1만 명으로 늘었다. 이러한 선교 발전의 배경에는 정약종, 강완숙 등 평신도 회장의 역할이 컸다는 것이다. 선교 사제들은 비밀리에 전국을 왕래하면서 성사를 집전하는 데 주력한 반면, 선교 활동은 평신도 회장들과 명도회나 그 하부 조직인 소공동체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평신도 지도자들은 신부들에게 위임받은 권한에 따라 신자들을 돌보고, 외교인들에게 입교를 권면하면서 자선과 애덕 활동을 하는 등 모범적 생활을 했다. 일반 평신도 역시 자신의 삶 속에서 언제나 전교의 열의를 다하면서 살았다. 그들은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조선 사회에서 가정을 중심으로 자신들의 신앙생활을 전파했다. 복음은 가족을 통해 이웃과 친지들에게 퍼져 나갔으며, 몇몇 가정 공동체가 교우촌 형성으로 이어졌다.

 교우촌은 이러한 성가정의 틀이 꾸준히 유지될 수 있도록 보호막 역할을 했으며, 가정은 교우촌 형성의 기본 요소가 됐다. 박해가 하나의 교우촌과 그 안의 성가정들을 해체시키면, 교우들은 다른 곳으로 이주하여 또 다른 성가정과 교우촌을 이루고, 열심한 교우촌은 사제 활동기에 이르러 공소(公所)로 설정됐다.

 그런데 박해가 지속되면서 교우촌은 신앙을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궁핍했다. 하지만 그런 굶주림에도 배교 유혹에 빠지지 않고 그들을 지탱했던 것은 바로 신앙이었다. 박해기에는 경문책(기도서)이나 문답책(교리서), 성서(한글본 성서 해설서인 「성경직해」)와 같은 서적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므로 부모들은 자신들이 외우고 있는 기도문과 교리 내용, '천주가사'의 내용을 자녀들에게 들려주면서 신앙을 전수했다.

 이렇게 평신도들은 궁핍한 생활 속에서도 선교활동을 꾸준히 실천하면서 신앙을 유지했다. 요즘 우리 평신도들에게 듣는 것은 "신부님들이 움직이고 관심을 가져야…문제는 신부님들이다"고 푸념하듯 말하면서 선교활동 역시 신부들이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의 평신도들이 신부 '핑계'를 대는 것은 선배 평신도에 비하면, '배부른 투정'이 아닌가 생각한다. 선교의 주역은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움직이고 용기를 주시는 성령이시다. 박해 때는 평신도의 부단한 노력에 성령께서 은총의 선물을 주신 것이다.

 현재 평신도 노력이 과연 과거의 10분의 1이라도 되고 있는지 깊이 반성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선교 열의를 갖고 선배 평신도의 조직적이고 열성적인 신앙을 따라 간다면, 성령께서는 분명 우리도 생각지 못한 열매를 주실 것이다. 기도와 애긍, 묵상, 영적 독서 등 자기 성화를 바탕으로 외교인 입교 권면, 쉬는교우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 가난한 이웃에 대한 관심과 배려 등 이 모든 선교 활동은 바로 평신도 모두 함께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임무이다.
 
 평신도들이 선교사로서 존재하고 활동하는 범위는 아주 광범하다. "그들의 고유한 분야는 지역적, 국가적, 국제적 정치, 사회, 경제 등 아주 광범하고 복잡한 세계이다." 교회 안에서는 여러 가지 직무와 의무와 기능과 그리스도교 생활을 활성화하는 방법 등이 있다.(「교회 선교 사명」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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