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해룡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 선교, 전례사목부 담당)
한국 교회에서 교회를 움직이게 하는 저력을 지닌 기도 부대가 있다. 바로 성모님 군대다. 이 단체의 모토는 사실 성모님 신심을 통한 단원들 성화와 하느님 영광을 드러내는 데 있다고 알고 있는데, 요즘 이 단체가 마치 선교만을 하는 단체로 인식되고 있다. 그래서 근래 들어 입교권면 활동이 강조되면서 이 단체의 선교가 강조됐다. 다시 말해 선교와 기도로 교회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이 단체의 목적처럼 생각된 것이다.
요즘 교구마다 선교 강좌를 열면, 대부분 이 단체 단원들이 반 강제로 강사로 불려온다. 그리고 이 단체 단원들이 거리로 나가 선교를 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그 단원들은 선교를 위해 거리로 나가 전단지를 전달하고, 작은 선물을 주고 입교서를 쓰게 한다. 그러나 그들이 이렇게 선교를 위해 거리에서 펼치는 선전 활동으로 복음을 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여기서 우리가 반드시 생각해야 할 것은 선교는 분명히 어느 단체나 조직에 의해 실천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역대 교황님들과 교회 가르침은 선교가 어느 단체나 조직에 속한 것이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들 임무라고 강조한다. 더 나아가 교회는 본질적으로 선교적 공동체라는 것이다. 교회는 항상 타 종교와 문화를 만나 진리를 전파하면서 발전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말하는 선교를 단순히 몇몇 단체에 속한 일회적 행사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본당 모든 구성원이 선교를 계획하고 체계적이며 조직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가두 선교'를 한다고 생각해 보자. 가두 선교는 불특정 다수를 향해 하는 선교다. 그래서 나가는 장소를 분석하고, 만나는 사람들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사무실이 많아 이동인구가 많은 곳인지 아니면 주거 지역인지, 상업 지역인지를 분석해 가두 선교를 하는 대상을 우선 파악해야 한다.
바쁘게 움직이는 회사원들에게 전단지는 잘못 전하면 쓰레기가 될 수 있고, 건넨 말은 귀찮은 언사로 들릴 수 있다. 이와 반대로 주거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가두 선교가 좀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아무래도 그들은 시간적 여유가 있고, 우리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가두 선교도 여러 방법과 상황을 고려해야 되는데, 선교를 실천하는 본당은 조직과 계획을 확실히 세워 본당 모든 신자들이 지속적으로 선교를 실천하도록 배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본당 사목회를 선교 중심으로 1년 동안만 바꿔보자. 사목회장을 선교의 핵심 리더로 정하고, 그 밑에 모든 분과를 선교와 연관된 분과로 정하는 것이다. 노인분과는 노인대학이나 시니어 아카데미를 신자뿐만 아니라 미신자에게 개방하여, 성당에서 복음적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모든 분과를 선교적으로 바꾸고 조직한다면, 그 효과가 매우 클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예비신자들이 많으면 거기에 맞는 교리반을 구성해서 그들을 제대로 된 신자로 만들어, 미래 교회의 든든한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양성하는 것이다. 선교열 진작을 일상 사목 활동의 아주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여 본당과 여러 가지 회와 젊은이들의 단체에 삽입시켜야 한다. … 하느님 백성이 교회의 보편적 사명에 참여하도록 교육하고 양성할 것, 외방 선교 성소를 증진시킬 것, 복음화 사업에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다(「교회 선교 사명」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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