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해룡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 선교, 전례사목부 담당)
필자가 주교회의 복음화위원회 총무로 일하면서 위원들과 함께 고민한 문제는 '복음화'라는 용어였다. 이는 넓은 개념이기에 우리 위원회에서 할 일을 이미, 여러 전국 위원회에서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한국의 복음화를 위해 우리 위원회에서 구체적으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를 두고 2년 동안 고민했다. 그리고 지난해에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 심포지엄에서는 최근 10년 동안 한국교회 복음화율 증가 원인을 타종교와 비교한 후 그것을 바탕으로 한국교회 사목 방향과 대안 마련을 놓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분명한 것은 가톨릭이 개신교와 불교 보다는 신자 성장이 지속적으로 늘었다는 것이다. 불교는 신자수가 정체에 머물고 있고 개신교는 오히려 줄고 있지만, 가톨릭은 계속 증가 추세이다.
이러한 증가 추세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첫째, 가톨릭 성직자와 신자들이 보여주는 외적 이미지가 한국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가톨릭의 봉사와 애덕 정신이 다른 종교 보다는 일반 국민에게 크게 다가가기 때문이라고 일반적으로 말한다. 셋째, 교회의 선교 열의와 소공동체 운동이 그 효과를 본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긍정적 사인(sign)과 함께 부정적 사인도 있다. 성소자가 감소하고, 냉담교우가 늘며, 미사 참례자가 줄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처음 가톨릭에 대한 열정이 있었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신앙생활을 멀리 하고 있다는 증표이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필자는 우리 교회가 구체적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다.
첫째는 예비신자 교리교육 문제이다. 이것을 체계적으로 마련한다면, 예비신자들이 신앙을 접하는 처음부터 좋은 신앙심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함께하는 여정」을 교재로 사용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이것은 실제 본당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둘째 신앙생활 전반을 쇄신할 필요가 있다. 이는 입교 후 신앙생활을 새롭게 체계화해 신자들에게 제시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새 영세자들은 대부분 방치되거나, 혹은 레지오 마리애와 같은 단체와 연관되어 신앙생활을 시작하고, 아니면 꾸르실료, ME, 성서모임 등 본당 여러 활동 단체에서 신앙생활을 한다. 이러한 단체 중심의 신앙생활보다는 영성적이고 지속적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방향과 방법 등을 가르쳐 주는 체계적 양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입교 후 교육 기간에 새영세자들을 관리하고 그 후에 기도 등을 통해 이들이 하느님과 만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그리고 교회와 신앙 고백에 대한 체계적 학습을 이들에게 실시하면서 자신의 특성에 맞는 단체에 가입해 열심히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다. 마치 어린이가 성장하면서 자신의 나이에 맞는 교육을 받듯이 천천히 신앙생활의 성장 과정에 맞게 효과적 적용 방법을 마련하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렇게 한국교회에 맞는 구체적 방법을 적용한다면 복음화율은 더욱 더 높아지고 냉담교우 등의 문제는 사라질 것이라 생각된다. 그리스도교 공동체를 설립하는 것과 설립된 교회가 성숙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이 선교 활동의 하나뿐인 고유한 목적이므로 어떤 지역에 새 교회가 그 임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건설되기까지는 선교했다고 말할 수 없다. (「교회 선교 사명」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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