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23-선교 홍배사

namsarang 2010. 6. 10. 22:59

[선교,할 수 있을까?]

 

23-선교 홍보대사


                                                                                                                                양해룡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 선교,전례사목부 담당)


  서울 명동에 살다보니 명동 뒷골목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가 가끔 있다. 이곳은 온통 상점들로 가득 차 있다. 식당과 쇼핑몰, 화장품 상점 등이 대부분이다. 특히 일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상점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여러 상점들이 빼곡히 들어선 명동은 언제나 사람들로 붐빈다. 한국인, 일본인, 중국인 등이 오가는 이곳은 그야말로 세계화된 골목이다.

 명동 골목을 지나다 보면, 자전거를 타고 "주 예수를 믿으시오. 영생을 얻을 것입니다" 하고 확성기를 틀고 돌아다니며 선교하는 사람도 만나게 되고, 마이크를 잡고 성경을 읽는 모습도 마주하게 된다. 이런 저런 이유로 골목은 소음과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 길을 걷다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복음에 관심을 갖도록 그들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교회와 복음을 진열장의 상품처럼 알릴 수는 없을까. 사람들 호기심을 자극하면 어떨까.

 가끔 유명 연예인들이 교회 행사의 홍보대사로 나와 교회 사목을 적극 알리는 행사를 본 적이 있다. 이것을 활용할 수도 있겠다. 즉, 유명 연예인이 성경을 들고 멋있게 포즈를 취하는 사진을 진열장에 걸어놓는 것이다. 명동에는 유일하게 수녀회가 운영하는 서점이 있다. 이곳 진열장에 가톨릭을 알리는 홍보용 사진을 걸어놓으면 어떨까.

 유명 연예인들이 명동성당에서 기도하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고, 거기에 '가톨릭을 알고 싶으세요?' 등을 카피라이트하는 것이다. 단순한 사진이지만 그 이미지를 신문이나 방송 등 매체를 통해 내보낼 수 있다. 가령 미국 어느 교구에서 냉담교우들에게 성당에 다시 나오라는 광고를 지상파를 통해 내보낸 것처럼 말이다.

 본당 보좌신부로 있을 때, 청년회가 주축이 돼 외국인 노동자 자녀들을 위한 사회복지 단체인 '베들레헴의 집'을 후원하는 음악회를 개최한 적이 있다. 그때 신자 가수들과 연예인을 불러 공연을 했다. 그런데 공연 당일에 장대비가 내렸다. 그럼에도 성당은 연예인을 보러, 그들 노래를 들으러 온 외부 청년들과 어른들로 꽉 찼다.

 음악회는 성공적이었다. 단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날 온 외부 청년들을 적극적으로 선교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때 연예인은 사회에 엄청난 영향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국의 대중문화, 연예인의 영향력은 엄청나다. 그들이 가톨릭을 홍보하고, 그들의 가톨릭적 삶을 많은 사람들이 안다면 가톨릭을 알리는 데 더 효과적일 것이다. 명동 한복판에 아예 가톨릭을 홍보하는 홍보관을 만들어 연예인을 참여시켜 동영상을 상영하고 사진을 전시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을 듯하다.

 명동에 쇼핑하거나 식사를 위해 오가는 많은 젊은이들이 가톨릭적 요소를 약간 배제하고 부담 없이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만들어, 자연스럽게 그들이 가톨릭을 알 수 있게 하면 좋을 것 같다. 자본주의 시장 한복판에서 가톨릭이 그 자본주의를 이용하여 홍보를 한다면 명동의 북적거리는 사람들의 상업도 거룩하고 희생적 사랑이 가득한 '가톨릭 정신'으로 바뀔 수 있지 않을까.
 
 그것(홍보 수단)에 의해서 하느님 말씀이 범위의 한정 없이 전달되고 수백만의 사람들이 구원의 말씀을 듣게 된다. (「현대 복음 선교」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