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6·25 60주년… 육군본부 '전승영웅실' 개관
백마전투 김경진 소령 등 태극무공훈장 6명 기록… 안보 견학코스 활용키로
6·25전쟁 때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초개같이 바쳐 공산군을 무찌른 육군 전쟁 영웅 6명이 전쟁 발발 60년 만에 육군본부에서 되살아났다.육군은 6·25전쟁 발발 60주년을 하루 앞둔 24일 충남 계룡대 육군 참모차장 회의실을 '6·25전쟁 전승영웅실'로 새로 단장해 개관식을 가졌다. 전승영웅실에 들어선 육군 영웅은 춘천지구전투 심일 중위, 비학산전투 김용식·홍재근 이병, 백마고지전투 김경진 소령, 샛별고지전투 백재덕 이등상사, 베티고지전투 김만술 소위 등 6명이다. 이들은 모두 무공훈장 중 최고 등급인 태극무공훈장을 받은 군인들이다.
- ▲ 육군은 24일 6·25전쟁 60주년을 맞아 충남 계룡대 육군 참모차장 회의실을 ‘6·25전쟁 전승영웅실’ 로 단장했다. 이곳에는 전쟁영웅들의 사진과 당시 전투상황을 보여주는 철모, 탄약 등도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육군 관계자는 "이 회의실은 육군 참모차장이 주재하는 회의가 하루 3~4차례 열리는 곳"이라며 "우리 후배 군인들은 선배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군인의 본분을 다짐하고 또 다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육군이 선배 군인들의 모습으로 실내를 꾸민 것은 '백선엽장군실(참모총장실)'과 '안중근장군실(참모총장 회의실)'에 이어 세번째다.
- ▲ 육군 제공
김용식·홍재근 이병은 1950년 8월 기계·안강지구전투 중 최고 격전지였던 비학산 쟁탈전에서 무공을 떨쳤다. 당시 수도사단 17연대 소속이었던 두 사람은 북한군 제12사단과 제766유격부대가 있던 비학산 탈취작전에 자원, 군관을 포함한 적 15명을 사살하거나 생포했다. 홍 이병은 전장에서 "전사(戰死)는 군인의 특권이다"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9차 백마고지 탈환작전의 대대장이었던 김경진 소령은 아군 공격이 적 고지 100m 앞에서 주춤하자 직접 권총을 들고 공격을 지휘했다. 지휘관의 용맹스러운 모습에 부대원들은 맹렬한 공격을 감행해 마침내 고지를 탈환했다. 그는 부대원들을 향해 "나는 항상 너희 앞에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소령은 고지 20m 앞에서 적 포탄에 맞아 장렬히 전사했다.
수도사단 기갑연대 10중대 3소대 3분대장이었던 백재덕 이등상사는 1953년 5월 샛별고지전투에서 밤을 틈타 공격해오는 중공군에 맞서 백병전을 펼쳐 적을 물리쳤다. 그의 분대가 야간 매복작전을 하던 중 3개 중대 규모의 적이 접근하는 것을 발견했고, 그를 비롯해 분대원 전원은 세 차례에 걸쳐 적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그는 "전 분대원은 나와 같이 이곳에 뼈를 묻자"고 했고, 그 또한 혼자 적 10여명을 사살하는 전공을 세웠다.
국군 제1사단 11연대 2대대 6중대 2소대장이었던 김만술 소위는 1953년 7월 베티고지전투에서 중공군 2개 대대에 맞서 모두 19차례 혈전을 벌였다. 그의 부대는 약 20시간 동안 총격전과 육탄전을 펼치며 적 314명 사살, 450명 부상이라는 전대미문의 공적을 세웠다. 그는 전투 때 "담대하라. 이 고지는 우리가 지킨다"며 부하들을 독려했다. 이 전투에서 탁월한 리더십과 용감한 전투정신을 인정받은 김 소위는 태극무공훈장과 함께 미 십자훈장을 받기도 했다.
육군 관계자는 "전승영웅실은 초기 춘천지구전투부터 휴전 직전인 베티고지전투까지 주요 전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시기별, 주요 전투별로 균등하게 반영했다"고 말했다. 육군은 전승영웅실을 '백선엽장군실', '안중근장군실'과 연계해 육본 근무 간부와 전입 장병, 방문객, 모범 장병 등의 안보현장 견학 코스로 활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