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6.25전쟁60주년

끝내 울어버린 '푸른눈'의 용사들

namsarang 2010. 6. 26. 16:17

[6·25 전쟁 60주년] [李대통령에 감사패 받은 참전용사들]

끝내 울어버린 '푸른눈'의 용사들

 

"한국을 생각할 때면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내 희생 헛되지 않다는걸 보여주기 때문에…"

 

6·25전쟁 발발 60주년을 맞은 25일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을 비롯, 국내외에서 참전용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6·25전쟁의 교훈을 되새기는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다.

"감사합니다!" 이날 오전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중앙 기념식이 열린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참석자들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국내외 참전용사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한 이벤트였다. 앞서 이날 행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유엔 참전 21개국 대표와 국군 참전용사 대표 1명 등 22명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감사패에는 '오늘날 대한민국이 누리는 자유와 평화, 그리고 번영은 당신의 고귀한 희생과 공헌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당신의 고마움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며 양국의 영원한 믿음과 우정을 약속합니다. Thank you'라는 문구가 담겼다.

25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6·25전쟁 60주년 행사’에 초청받은 한 참전 용사가 애국가가 울려 퍼지자 감격에 겨운 듯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고 있다. /최순호 기자 choish@chosun.com
이날 미국 대표로 감사패를 받은 윌리엄 맥스웨인(William F. Mac Swain·80) 미 한국전참전협회 회장은 "오늘 행사장에서 한국의 대통령을 만나 영광스러웠다"며 "이런 행사에서 상을 받았다는 것은 기쁨 이상의 격앙된 느낌으로 고국으로 돌아가서도 한국을 많이 사랑하고 알리겠다"고 말했다. 맥스웨인 회장은 6·25전쟁에 미 45사단 179연대 주임상사로 참전했다.

네덜란드 참전용사인 슈루더 코넬리스(Schreuders Leendert Cornelis·87)씨는 "전쟁 때 한국을 떠날 때만 해도 재건이 불가능할 정도로 폐허가 된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의 발전한 한국의 모습을 보면 그때의 나라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라며 "한국전 참전에 대해 자랑스럽고 무한한 자긍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보훈처는 감사패를 받은 유엔 참전국 및 국군 대표의 좌석을 주요 인사들과 함께 단상에 배치하는 배려를 했다. 행사가 진행되는 도중 일부 참전용사들은 감정이 북받치는 듯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국내외 참전용사에 감사패… 25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6·25전쟁 60주년 행사'에서 유엔군 및 국군 참전용사 대표들이 이명박 대통령이 전달한 감사패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감사패에 "오늘날 대한민국이 누리는 자유와 평화, 그리고 번영은 당신들의 고귀한 희생과 공헌으로 만들어진 것" 이라고 썼다. /채승우 기자 rainman@chosun.com

이날 행사는 이 대통령을 비롯, 3부 요인과 정당대표, 중앙보훈단체장, 국무위원, 6·25전쟁 참전유공자, 유엔군 참전용사, 참전국 주한 외교단, 참전국 언론인, 학생, 인터넷으로 신청한 시민 등 5000여명이 참석했다. 현직 대통령의 6·25전쟁 기념행사 참석은 지난 2000년 50주년 행사 이후 10년 만이다.

이 대통령은 국내외 참전용사 30만명에게도 '감사 편지(Thank-You Letter)'를 발송했다고 청와대가 이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내 참전용사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우리 국민들은 조국과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흘린 참전용사들의 피를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해외 참전용사들에게 보낸 편지에선 "당신들은 언제나 우리의 진정한 영웅으로 남을 것이며, 우리는 당신들이 긍지를 느끼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한국민 전체를 대신해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이런 선물을 받을 줄 몰랐습니다. 또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따뜻한 감사편지를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영국 런던에서 남쪽으로 자동차로 50분 정도 떨어진 서리시에 살고 있는 6·25전쟁 참전용사 아더 모울더(77)씨는 이날 보훈처가 6·25전쟁 60주년을 맞아 당시 참전했던 용사들에게 보낸 감사액자와 이 대통령이 보낸 서한을 기념행사 취재차 현지를 방문한 국방부 공동취재단에게 보여주며 활짝 웃었다. 오른쪽 팔에 아직도 수류탄 파편이 박혀 있는 그는 "한국을 생각하면 늘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나의 희생이 절대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니까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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