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여자축구는 1970년대에야 공식 종목으로 인정받았다. 독일 축구전문가들은 동서독이 통일된 1990년대부터 여자축구를 달리 평가하기 시작했다. "같은 조건에서 소년들과 더불어 축구를 시작한 소녀들은 곧 테크닉에서 소년들을 월등히 능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독일 여자축구는 2003년과 2007년 여자월드컵에서 잇따라 우승했다.
▶이번 대회에서 여섯 골을 넣은 축구천재 지소연을 비롯해 선수들은 빠른 패스와 뛰어난 기술로 상대를 압도했다. 기존 한국 남자축구와는 차원이 다른 호쾌한 스타일이라 더 감동적이다. 축구협회에 등록된 여자선수는 모두 1404명밖에 안 된다. 29일 우리와 맞붙을 독일은 등록된 여자축구 선수가 100만명이나 된다. 다윗과 골리앗 싸움 같지만 우리 실력이 만만치 않다. 유럽보다 훨씬 나쁜 여건에서도 우리 여자축구 꿈나무들이 빠르게 성장한 것이 대견하다.
▶한국 여성 스포츠는 구기종목에서 이미 세계정상에 올랐거나 준우승도 여러 차례 차지했다. 양궁·골프·피겨스케이팅에서도 세계 정상급이다. 이젠 청소년 여자축구 선수들이, 결승 문턱에서 좌절했던 남자축구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둘 기회를 맞았다. 축구에서도 한국 여자의 끈기와 재주가 통하고 있다. 우리 선수들은 2002월드컵을 보고서 공을 차기 시작한 세대다. '꿈★은 이뤄진다'는 구호를 기억하는 어린 여자 선수들이 그 꿈을 펼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