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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열린 '615살' 광화문… 대한민국을 '소통'하다

namsarang 2010. 8. 16. 22:52

[광복절 65주년]

다시 열린 '615살' 광화문… 대한민국을 '소통'하다

원모습 복원 '開門式'
1865년 高宗 중건때의 위치와 그때 모습 그대로 현판 제막… 시민들 "위풍당당 모습 되찾아"

"지금부터 광화문 현판 제막식을 시작하겠습니다. 하나, 둘, 셋!"

오전 9시반 사회자가 힘차게 외치자, 광화문 현판을 가리고 있던 플래카드가 오색 풍선과 함께 하늘 높이 떠올랐다. 흰 바탕에 강한 필치의 검정 글씨로 쓰인 '光化門' 석 자가 위용을 드러냈다. 커다란 북소리가 울려 퍼졌고, 시민들은 박수를 치거나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했다.

15일 제막식을 가진 광화문 현판. 고종 중건 때의 한자 글씨를 디지털 복원한 것이다.
조선왕조의 정궁(正宮)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光化門)이 15일 다시 열렸다. 1865년 고종 때 중건 당시의 자리에서 원래 모습으로 찾아온 것이다. 2006년 12월 복원 공사를 시작한 지 45개월 만이다. 이날 오전 옛 모습을 되찾은 광화문의 현판 제막식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65주년 광복절 경축식'의 식전 행사로 거행됐다. 이명박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김영삼·전두환 전 대통령, 복원 공사를 지휘한 도편수 신응수 대목장(大木匠) 등이 광화문의 웅장한 자태를 지켜봤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무대 앞 화면에서는 조선 태조4년(1395년) 처음 세워진 이후 615년 동안 나라의 흥망성쇠를 함께 겪어온 광화문의 역사가 사진을 통해 펼쳐졌다. 1890년대의 광화문 전경부터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기의 모습, 1968년 1차 복원됐던 모습과 이번 복원 과정 등이 차례로 지나갔다.

광복절 경축식 행사가 끝난 오전 10시 30분쯤 광화문 개문식(開門式)이 열렸다. 한복 차림의 이명박 대통령과 이건무 문화재청장을 비롯해 독립유공자와 각계 대표들, 어린이 대표들로 구성된 개문식 참가단이 의장대가 늘어선 길을 지나 광화문으로 향했다.

가운데 홍예문부터 활짝… 시민 15만명 몰려… 광복절인 15일 아침, 조선왕조의 정궁(正宮)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이 45개월간의 복원 공사를 마치고 일반에 공개됐다. 1865년 고종 때 중건 당시의 모습을 되찾은 것이다. 오전 9시30분 현판제막식을 갖고 한 시간 뒤 광화문 개문식(開門式)이 진행돼 세 개의 홍예(아치)문이 활짝 열렸다. 이날 광화문 일대는 역사적인 현장을 직접 걸어보려는 시민 15만명이 몰려들어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웅장한 피리 소리와 함께 경복궁 수문장이 개문(開門)을 명하자, 붉게 칠해진 광화문의 세 홍예(아치)문 중 가운데 문이 활짝 열렸다. 열린 문 사이로 경복궁 전각의 첫번째 문인 흥례문(興禮門)이 또렷하게 정면으로 눈에 들어왔다. 일제 통치의 영향으로 틀어졌던 광화문이 원래 위치와 각도를 되찾은 것이다. 개문식 참가단은 풍악 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조선시대 임금만 드나들 수 있었던 가운데 문을 통해 경복궁으로 들어섰다.

이날 오전 10시 40분쯤부터 일반 시민에게 완전히 개방된 광화문은 역사적인 현장을 직접 걸어보려는 시민들로 가득 찼다. 이날 하루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15만명이 '왕의 큰 덕이 온 나라를 비춘다'는 뜻을 가진 광화문 앞에 서서 광화문 복원이 새로운 국운 융성의 계기가 되길 기원했다. 시민들은 휴대전화와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광화문 앞에서 사진 찍기에 바빴고, 일부는 문루(門樓)에 올라가 광화문 광장을 지켜보았다. 경기도 수원에서 아침 일찍 출발했다는 송재창(78)씨는 "일제가 훼손했던 광화문이 위풍당당한 모습을 되찾은 것을 보니 감개무량하다"며 "나라의 문이 다시 열렸으니 좋은 기운이 들어와 경제도 살아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엄마와 함께 광화문을 찾은 이희진(13)양은 "광화문 복원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처마도 날렵하고 단청도 아름답다"며 감탄했다.

이건무 문화재청장은 "조선왕실 정궁인 경복궁의 정문이자 한국 역사의 아이콘인 광화문 복원은 큰 의미가 있다"며 "일제 때 비틀어진 위치와 각도 등이 제자리를 되찾고 문루도 원래대로 목조로 복원한 만큼 우리 국민의 자긍심과 역사의식을 고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5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제 65주년 광복절 경축 행사가 열렸다. 행사 종료후 복원된 광화문이 시민들에게 공개됐다. -조선일보 사진부 이재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