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 안도현 복음화 터전 새 성당 세우기 난항…
신축비용이 예상보다 초과해 골조와 외벽공사만 간신히 마무리한 상태... 지난해 엄청난 수해로 공동체 유지조차 어려운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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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길교구 명월구본당의 후신으로 신축되고 있는 안도현 천주교회. 왼쪽이 성당 부속건물로 지어지는 교육관 겸 사제관이다. | 성당 구내는 온통 공사판이었다. 골조와 외벽만 칠해졌을 뿐, 성당 내부공사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바로 옆 교육관 겸 사제관 또한 완공이 멀었다. 재정이 문제다. 실낱 같은 외부 지원으로 조금씩 조금씩 공사를 하기는 한다. 요즘은 굴착기를 동원해 땅을 다지는 작업을 하는 게 고작이다. 그래서인지 9500㎡(2873.75평)에 이르는 성당 터는 훨씬 더 휑했다. 그 너른 터에 540㎡(163.35평) 크기 성당과 582㎡(176.06평) 크기 사제관 및 교육관만 달랑 들어서고 있어 썰렁하기가 이를 데 없다. 이 성당은 1931년 연길교구 대령동본당에서 분가한 명월구본당의 후신으로 안도현 일대 복음화의 주역이 돼 왔던 안도현성당이다. 안도현 명월구진에서 '선교 못자리' 역할을 해오던 이 성당은 재개발로 헐려 새로 마련한 대지에 새 성당을 건축하고 있지만 공사를 시작한 지 2년이 넘도록 완공하지 못하고 있다. 신축비용 210만 위안(3억6262만 원 상당)은 옛 성당 터를 팔아 마련하려 했지만 공사비가 예상보다 훨씬 많이 나오면서 어려움이 부딪혔다. 아직도 80만 위안(1억3814만 원 상당)은 더 들어야 성당과 교육관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다. 게다가 지난 여름 엄청난 수해로 연변조선족자치주 안도현 일대가 쑥대밭이 되면서 재중동포와 한족 120여 명으로 어렵게 유지해오던 공동체 운영조차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해는 '동네가 없어질 정도'로 규모가 커 길이 무너지거나 다리가 끊긴 건 다반사였다. 혹한이 닥쳐오는데도 수해 복구조차 엄두를 못내는 형편이다 보니 성당 신축공사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연길천주교회나 연길에서 사회복지사업을 하는 한국천주교회 관계자들도 돕고 있지만 다들 형편이 어려운 상황이다. 안도현본당은 헐린 옛 성당 인근 옛 수녀원 건물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각종 모임을 가지면서 성전 신축을 위한 기도를 이어가고 있다. 안도현본당 주임 윤덕헌 신부는 "유서깊은 옛 성당이 헐리는 것을 막지 못한데다 이제는 성당 신축마저 난관에 부딪혀 마음이 무겁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최근 연길교구 팔도구본당 설립 100주년을 맞아 연변에 다녀온 고진석(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신부는 "해방 이전만 해도 한국천주교회의 가지였던 연길교구 안도현본당이 다시 이 지역에 복음화의 씨앗을 뿌리는 주역이 될 수 있도록 교회와 신자 여러분이 기도로 후원해 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오세택 기자 / sebastiano@pbc.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