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46-끝) 선교사로 부르시는 주님

namsarang 2010. 12. 25. 15:53

[선교, 할 수 있을까?]

 

(46-끝) 선교사로 부르시는 주님


양해룡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 선교, 전례사목부 담당)


   얼마 전 페루에서 성 골롬반 외방선교회 협력사제로 일하고 있는 한국 선교 사제들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들은 골롬반회가 맡고 있는 본당에서 사목하며 선교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런데 필자는 선교사들이 사목하는 본당을 통해 선교사로 부르신 주님을 체험했다.

 

 그 중 한 곳이 수도 리마인데, 빈부 차이가 매우 심한 지역이다. 잘 사는 곳은 서울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이다. 주로 백인계통 사람들이 사는 이 곳은 치안도 안전하고 교통도 매우 좋다. 그러나 변두리는 가난한 사람들이 주로 살고 있다. 이들은 안데스 산맥에서 내려와 빈민층을 형성하거나, 볼리비아 유민들이 마을을 이룬다.


 가난은 단순히 물질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을 절망의 나락으로 내몰고, 마약과 윤리적 범죄에 쉽게 물들게 한다. 리마 변두리에 그런 곳이 있는데 그곳에서 일하는 한국 수녀님 이야기는 필자를 놀라게 했다. "한 남성이 두 부인을 두고 있는 가정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 남성은 그 부인들과 그들 자녀들과 한 방에서 잡니다. 아이들이 무엇을 배우고 어떤 성(性)의식을 갖겠습니까?"

 

 이렇게 가난은 그들의 윤리의식과 삶을 좀 먹고, 인간의 품위를 손상시킨다.


 이들은 또 서슴없이 남의 물건에 손을 대고도 아무런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그곳 상점들이 마치 감옥처럼 쇠창살로 안팎을 구분한 것을 보고, 강도와 도둑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처럼 가난은 물질에서 사람을 소외시킬 뿐 아니라, 인간 존엄성을 파괴하는 주된 원인이 된다. 이러한 지역이 우리 선교사들이 복음을 전하는 곳이다.


 안데스 산맥의 정상, 3000미터가 넘는 곳에는 잉카 후손이면서 스페인 피가 섞인 사람들이 모여 아직도 원시적 방법으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문명과 떨어져 사는 그들 속에 신앙을 전파하는 사람들이 바로 이 선교사들이다. 페루의 어느 사목자도 관심을 두지 않는 오지에 선교사들이 사제관과 교육관을 짓고 생명의 말씀을 전한다. 기숙사도 건립해 그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주고 가난을 이길 수 있는 희망의 복음을 전파한다.


 이렇게 선교사는 가난한 사람들이 모든 성사의 혜택을 누리며 주님 말씀을 들을 수 있도록 그들을 방문하고, 공동체를 만들며 그들에게 희망을 전한다. 특별히 가난한 이들이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도록 행동하며, 가난 때문에 희생되는 아이들에게 꿈을 줄 수 있는 사업 등을 펼친다.


 이런 선교 환경은 인간 소외를 체험하는 곳이 우선시 된다. 그곳은 하느님 나라가 실현되는 시작점이요, 모든 신앙인이 예수 그리스도를 배우는 곳이다.
 선교는 내 주변의 가장 힘든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에서 시작되고 완성된다. 이런 선교 환경은 사실 선교사인 모든 신앙인을 반성하게 한다. 이곳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열정적으로 사신 스승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도록 우리를 부른다. 우리의 모든 시간과 능력을 선교에 받칠 수 있게 하는 것은 주님께서 주신 은총이다.


 "내가 복음을 전한다 해서 그것이 나에게 자랑거리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내가 복음을 전하지 않는다면 나에게 화가 미칠 것입니다"(1코린 9,16).


 이제 때가 왔습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해 그분 구원이 실현되는 되는 때가 왔습니다. 그분께서는 지금 우리의 결정과 결심을 요구하십니다. 우리의 선교 실천과 행동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입니다.
 
 "나는 아버지를 사랑하고 아버지께서 분부하신 대로 실천한다는 것을 세상에 알려야 하겠다. 자, 일어나 가자"(요한 14,31).
 
 ※'선교, 할 수 있을까?'는 이번 호로 마칩니다. 지난 1년동안 집필해주신 양해룡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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