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사설] 2011년 6월 22일 수요일
학생인권 내세워 교권 짓밟는 좌파 교육감들
친(親)전교조 성향의 좌파 교육감들 주도로 학생인권조례가 만들어지면서 교권(敎權) 추락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경기 파주시의 고교에서 담배를 피우고 건물 벽에 소변을 본 학생을 적발해 훈계하던 교사가 학생에게 폭행을 당했다. 경기 남양주시의 고교에서는 수업시간에 큰소리로 휴대전화 영상통화를 하던 학생에게 엎드려뻗쳐 같은 체벌을 가한 교사가 학부모의 민원 제기로 경기도교육청의 징계를 받았다.
학교에서의 품성과 인성 교육은 학습 못지않게 중요하다. 인간은 타고난 천성(天性)과 후천적인 훈육(訓育)으로 만들어진다. 청소년기에 제대로 훈육을 하지 못하거나 일탈과 탈선을 바로잡아주지 못하면 한 인간의 장래를 그르칠 수 있다. 학교와 가정에서 바른 인성교육을 실시해야 미래세대가 사회에 적응하고 법질서를 준수하는 민주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다.
최근의 학교 현장은 교사들이 학생의 반발과 학부모의 항의, 교육청의 징계를 겁내 가벼운 간접 체벌마저 기피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교사가 학생들로부터 성희롱을 당하거나 교사가 학생과 학부모에게 폭행당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경기도 한 고교에서는 교장이 옷차림 등이 불량한 학생들을 직접 체벌하는 대신 담임교사들을 회초리로 때리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좌파 교육감이 당선된 서울 경기 강원 광주 전북 전남 등 6개 지역 교사의 67.8%가 이전보다 학교가 황폐해졌다고 답했다.
학생인권조례가 아무리 좋은 취지라 해도 교권을 무시하거나 교육의 범주를 이탈해서는 안 된다. 경기도교육청 홈페이지에는 “인권은 유아독존이 아닌 남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전제돼야 한다” “학생 징계와 훈육은 선생님의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라는 글들이 올라 있다. 편협한 이념에 사로잡힌 좌파 교육감들에겐 건전한 상식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3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고쳐 매로 때리는 직접 체벌은 금지하되 엎드려뻗쳐 같은 간접체벌은 학칙으로 정해 시행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학생 체벌을 전면 금지한 일부 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는 상위법인 교과부 시행령 위반이다. 좌파 교육감들의 학생인권 포퓰리즘은 학생과 학교를 멍들게 하고 나아가 민주사회의 기초까지 허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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