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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야유’를 國史라 가르치는 ‘꼼수 교사’

namsarang 2011. 12. 17. 16:17

[사설]

 

‘대통령 야유’를 國史라 가르치는 ‘꼼수 교사’

 

 
‘(A)는 교회 장로입니다. (A)는 대표적인 친미주의자입니다. (A)는 친일파와 손잡았습니다. (A)는 북한을 자극해 도발하도록 조장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사고 있습니다.’ 경기 구리시의 한 중학교 국사 교사가 (A)에 해당하는 대통령이 누구냐는 시험 문제를 내며 학생들에게 제시한 예문이다. 이 교사는 ‘정답은 이승만 대통령입니다. 현재까지는…’ ‘이명박이라고 쓰는 애들이 있네요…ㅋㅋ’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예문은 인터넷 방송 ‘나는 꼼수다’에서 언급된 내용이다.

어이없는 역사 왜곡이다. 반공포로 석방과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등을 놓고 미국과 대립하며 국가 이익을 지켜낸 이승만 전 대통령이 어째서 ‘대표적 친미주의자’인가. 1948년 항일 인사들로 건국 내각을 조각한 그가 ‘친일파와 손잡았다’고 할 수 있는가. 이 전 대통령을 비롯한 건국세대의 지혜와 피땀이 없었더라면 이 문제 교사도 지금 북한 주민처럼 헐벗은 삶을 살고 있을지 모른다. 선배세대의 역사적 노고에 감사하기는커녕 그들을 천박한 방식으로 야유하는 태도는 참으로 교사답지 못하다. ‘꼼수 교사’라고 부를 만하다. 김일성의 6·25 남침이 북한 소련 중국의 치밀한 사전 기획에 따라 이뤄졌다는 사실은 옛 공산권의 비밀문서를 통해 입증된 지 오래다. ‘친미주의자’ ‘북한 자극’ 같은 대목에선 이명박 대통령을 헐뜯으려는 의도까지 엿보인다.

이런 교사에게 배운 아이들이 커서 대한민국을 자랑스러운 내 나라로 짊어지고 나갈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이런 역사인식이 전교조 등 일부 이념편향 교사에게만 그치지 않고 있다는 게 더 문제다. 한 사학자는 “1970, 80년대에 뿌리를 내린 민중민주주의 사관이 우리 국사학계의 주류(主流)를 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이승만은 ‘분단의 원흉’이고, 건국 내각은 친일파 일색이었으며, 한반도의 정통성은 북한 쪽에 있다는 반(反)대한민국 역사관에 오염돼 있다. 주민을 굶겨 죽이는 김일성 왕조에 도대체 무슨 정통성이 있다는 것인지, 아직도 그런 잠꼬대가 통한다는 것이 한심할 뿐이다. 국사 교과서 내용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북한을 ‘우리 공화국’으로 지칭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대학에서 이들로부터 배운 학생들이 교사가 돼 다시 비뚤어진 역사를 가르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왜곡 교과서를 제대로 바로잡지 않고 역사 수업의 중립성도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육당국이 국사를 필수과목으로 정한 것은 성급했다. 학생들에게 대한민국에 대한 자부심을 키워줘야 할 국사 교육이 오히려 국가와 위인(偉人)을 혐오하도록 만드는 잘못된 구조를 하루빨리 뜯어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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